인형연행 속 ‘낯선 표현’의 산출 기반과 그 통시적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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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정보
ㆍ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ㆍ수록지정보 : 구비문학연구
ㆍ저자명 : 허용호
ㆍ저자명 : 허용호
목차
1. 논의 방향2. 인형연행에서의 ‘낯선 표현’
3. ‘낯선 표현’이 낯설지 않은 이유
4. ‘낯선 표현’의 통시적 향방
5. ‘낯선 표현’의 통시적 두 양상의 사회·문화적 의미
6. 논의 정리
한국어 초록
이 논문에서 필자는 다른 장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인형연행에서의 ‘낯선 표현’에 주목했다. 연구사적으로 ‘낯선’ 논의이기에 필자가 처음 검토한 것은 ‘낯선 표현’의 사례
를 찾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필자는 인형연행에서 전혀 낯설지 않게 ‘낯선 표현’을 만날
수 있었다. 알몸이나 성기를 드러내는 ‘신체 노출 표현’과 목을 베거나 사지를 분리시키는
‘신체 절단 표현’을 인형연행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낯선 표현’이 인형연행 장르에서는 전
혀 ‘낯설지 않게’ 나타나고 있었다.
인형연행에서 ‘낯선 표현’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인형연행의 장르적 특징이기 때
문이다. 인형연행에서 인형배우는 인간배우가 쉽게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것을 능히 한
다. 이는 연행 속에서 인형만이 가지는 고유한 속성이다. 실제 인간배우가 아니라는 데서
오는 형식상의 관용, 이 때문에 충동받고 구체화되는 표현의 낯설음과 과격함이 인형연행
에 있다. 인형연행이 여러 표현상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지속되어 온 이유가 여기
에 있다. 인형연행이라는 장르 자체가 무한한 ‘낯선 표현’의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 이러
한 장르 자체의 속성이 연행 주체의 세계관이나 상황과 만나 만들어진 결과가, 낯설지 않은
인형연행에서의 ‘낯선 표현’인 것이다.
그런데 ‘낯선 표현’은 통시적으로 볼 때, 서로 다른 전개 양상을 보인다. ‘신체 노출 표현’
은 현재까지 존속하는 반면, ‘신체 절단 표현’은 사라졌다. ‘신체 노출 표현’인 경우 성숭배
라는 오랜 문화적 전통이 한 기반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받아들여져 현재까지
존속해 왔다. 성숭배 문화가 ‘신체 노출 표현’의 유지와 존속에 나름의 기반 역할을 한 것이
다. 여기에다 ‘신체 노출 표현’은 웃음과 제의적 의미의 부여를 통해, 그 일탈적 낯설음의
충격을 중화시키거나 그 강도를 완화시키는 양상도 보여준다. 이것이 ‘신체 노출 표현’이 존
속한 이유 중에 하나이다. ‘신체 절단 표현’은 염매라는 제의를 통해 적어도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제의 전통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며, 저주와 협박을 통한
타인의 위해라는 부정적인 속성 때문에 성숭배 문화와 같은 든든한 방어막 역할을 하지 못
했다. 대체적으로 ‘신체 절단 표현’은 그것이 존속하기 위한 나름의 대처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신체 절단 표현’이 등장하는 제의가 갖는 부정적 기능, 죽음과의 친밀성, 저주와 협
박 등은 그 표현의 공공연한 드러냄과 존속에 장애로 작용했다. 놀이적 문맥에서의 ‘신체
절단 표현’ 역시 부정적 의식이 가득하며, 웃음이 없고, 죽음으로 귀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제의적 의미부여 역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저 살벌함과 파괴성만이 감지될 뿐이다. 이러
한 극단성과 낯설음이 ‘신체 절단 표현’을 안정적으로 존속하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체 노출 표현’의 지속과 ‘신체 절단 표현’의 단절이 말하는 것, 곧 특정 표현의
존속과 단절을 통해 말해진 사회·문화적 의미는 무엇인가? ‘낯선 표현’의 두 양상에 대한
나름의 공통점 추출과 추상화 과정을 통해 필자는 그것이, 남성중심성의 존속과 반부권성
의 단절을 말하는 것으로 추론했다. 달리 말한다면, 그것은 가부장 지향의 존속이며 반가부
장 지향의 소멸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앞에서 ‘신체 절단 표현’이 단절된 이유에 몇 가지
추론을 덧붙일 수 있다. 그것은 ‘신체 절단 표현’의 해체 지향이 갖는 극단적 혹은 과격한
위반과 전복의 잠재성이 그것의 존속을 막았던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신체
절단 표현’이 갖는 반부권적·반가부장적 의식의 잠재성 때문에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부권성과 남성중심성을 ‘낯선 표현’의 통시적 전개 양상과 겹쳐 본다면, 결국 근대로 넘어
가면서 반부권성은 소멸시키고 남성중심성은 유지시켜나간 것이 된다. 그렇다면 인형연행
의 ‘낯선 표현 양상’이 갖는 진보성 혹은 급진성은 근대로 이행하면서 사실상 그 날이 많이
무디어져 버린 것이라 할 수도 있게 된다.
영어 초록
In this study, ‘unfamiliar expressions’ in puppet performance were mainlydiscussed because of their rarity in other genres. ‘Unfamiliar expressions’ had
never been studied before, so the first step to take was to find some ‘unfamiliar
expressions’ in puppet performances. As a result, there were found to be ‘body
exposure expression’ like exposing naked bodies or genitals and ‘body
severance expression’ like cutting off the head or dismembering the body.
The familiarity of ‘unfamiliar expressions’ is the genre characteristic of
puppet performance. Performing puppets or ‘puppet actors’ have the ability
to do what human actors cannot do, which is the intrinsic characteristic of
puppe ts. Be cause the y are not h umans, t he y are allowe d to e njoy formal
tolerance. This results in unfamiliarity and extremity of expressions in puppet
pe rformance . That makes puppe t pe rformance enjoy i ts longevity in spite of
the restriction of expression. Puppet performance itself signifies the possibility
of limitless ‘unfamiliar expressions.’ This attribute, along with a view of the
world the performance agents have, produces ‘unfamiliar expressions’ in
familiar puppet performance.
From a diachronic viewpoint, ‘unfamiliar expressions’ have shown different
developmental aspects. ‘Body exposure expressions’ have continued to exist
until today, while ‘body severance expressions’ have already disappeared from
puppet performance. Sex worship has played a crucial role in the continuance
of ‘body exposure expressions.’ Laughter and ceremonial significance have
helped to relieve the shocking unfamiliarity in ‘body exposure expressions,’
which is considered to be the major reason for their continued existence.
‘Body s eve rance e xpre ssions’ seemed to have e xisted through a ritual called
Yeommae since the Goryeo Dynasty. However, the secrecy and negative
attributes like doing the others harm through curses and threats in the ritual
were hindrance to the continuance of ‘body severance expressions.’ That is,
the negative functions, closeness to death, and curses or threats in the ritual
were in the way of the continuance of ‘body severance expressions.’ As a play,
‘body severance expressions’ were filled with negative consciousness, no
laughter, and death. They just showed brutality and destructiveness, not any
ce remonial s ignificance . It seems that this extremity and unfamiliarity caused
‘body s e ve rance e xpre ssions’ n ot t o e xist a nymore .
What is the socio-cultural meaning of both the continuance of ‘body
exposure expressions’ and the discontinuance of ‘body severance expressions?’
The two d iffe r e nt ‘ unfamiliar e xpre ssions’ a re assume d to show the
continuance of male-centeredness and the discontinuance of anti-patriarchy.
The e xtre mity a nd p ote ntiality o f anti-patriarchal consciousness shown in
‘body s e ve rance e xpre ssions’ are be lie ve d to b e the prime culprit f or t he ir
disappearance from puppet performance. From this, it is estimated that
male-centeredness have remained, but anti-patriarchy h ave not a t the turn
of mode rn c e ntury. As a re sult o f this, it cause s progre ssivity and r adicality
which ‘unfamiliar expressions’ have to be dulled.
Key words:Puppet Performance, Unfamiliar Expression, Body Severance,
Body Exposure, Diachronic Aspects, Socio-cultural Meaning,
Anti-patriarchy, Male-centere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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