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비평] 지상에 숟가락 하나
- 최초 등록일
- 2001.12.04
- 최종 저작일
- 2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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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머리말 (현상학적 글읽기를 넘어서)
Ⅱ. 본 문
1. 지상에 그 수많은 숟가락들 중의 하나
2. 『지상에 숟가락 하나』의 아버지와 현기영
3. 작가의 문학적 고해성사
Ⅲ. 맺음말
본문내용
작가 현기영은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단편 「아버지」(1975)가 당선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 동안 그는 줄곧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를 소재로 취한 소설, 특히 '4·3민중 항쟁'을 축으로 한 문제작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그러나 지금 다루게 될 『지상에 숟가락 하나』(실천 문학사 1999, 이하 『지상에』로 약칭함)는 이른바 4·3민중 문학의 작가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현기영이 지금까지 생산해 낸 소설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텍스트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상에』의 초반부에서는 작가의 유소년 시절의 불도장을 찍었던 4·3사건에 대한 끔찍한 기억이 복원되고 있는데, 작가는 "이제 4·3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은 자제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p.76)고 스스로 다짐을 하고 있다. 이것은 『지상에』가 작가의 유년 시절에 대한 성장 소설이지만, 그의 여타 작품들에서 보여진 4·3체험과는 구별되는 작가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많은 다른 서평과 논평들에서는 아직도 현기영을 4·3의 작가로 묶어 두고 있는 경향을 보여 온 것도 사실이다. 하정일은 "작가의 유년기가 4·3의 자장에서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지상에』는 성장 소설의 형식을 빌린 또 하나의 4·3소설이다"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또한 방민호 또한 "그것도 유년의 형식을 빌어 4·3을 그려내고 있으니"라고 말하고 있다. 즉 이들은 지금까지 '4·3작가 현기영'이라는 관행화 된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지상에』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소설의 미학을 여전히 4·3사건의 현상적 글쓰기로 환원시키는 문제를 낳고 있다. 결국 이들의 비평은 '현기영-『지상에』-4·3'이라는 선형적 패러다임에 속박되어, 무엇보다 『지상에』의 소설적 특수성을 무시하고 단지 4·3사건이란 역사적 진실과 이를 규명해 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소설을 한정시키고 있다.
『지상에』는 작가의 여타 작품과는 다른 방법으로 읽어 나가야 할 것 같다. 단순히 4·3사건이 주는 역사적 체험이 개인의 삶으로 어떻게 환원되었는가를 중심으로 글을 읽어 나가기보다는 개인의 내밀한 유소년기의 영역을 엿보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작품을 읽어 나가는 게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기영을 4·3사건으로부터 소외시키고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시대에 와서 4·3사건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4·3을 따뜻이 아우를 수 있는 소설가의 안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란 자신의 성장에 해로운 것은 본능적으로 피해가기 마련"이어서 "어떠한 슬픔에도 기쁨의 양지를 향하여 새털처럼 가볍게 날
아오르는 것"(p.76)의 주제의식은 역사적 진실의 규명보다는, 어린 주인공이 4·3사건으로 인한 폐허에 가까운 환경과 극도의 빈곤을 딛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거대한 품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상에』는 역사적 진실의 복원보다는 한 개인의 진솔한 성장<<font color=aaaaff>..</font>
참고 자료
《참 고 문 헌》
- 고명철, 「현기영의 『지상의 숟가락 하나』에 대한 일곱 가지 단상」, 『성대문학 제 32호』
- 고명철, 『쓰다의 정치학』, 새움, 2001
- 방민호, 「역사를 넘어 대지의 기억으로」, 『작가세계』(1999, 여름호)
- 신승엽, 「자연과의 교감 속에 이루어진 성장, 그 '동화적' 세계에 대한 향수」, 『문학동네』
(1999, 여름호)
- 하정일, 「눈물 없는 비관주의를 넘어서」, 『창작과 비평』, (1999,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