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감상문]최종면접

소개글

최종면접
2008년 4월 26일, 대학로 pmc 소극장
연출 서충식, 극본 조르디 갈세란, 번역 김선욱

목차

1. 경력 면접
2. 그뢴홀름 면접방식
3. 가련한 인생

본문내용

1. 경력 면접

연극은 나름대로 형식으로 희극(코메디)화 했지만 무거운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인생을 걸고 밥벌이를 해야 하는 가련한 군상에 대한 조사(弔辭)다.
개인적으로 면접에 대한 경험을 말하자면 지옥 같았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도대체가 할 말도 없는데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는 현실. 남을 속이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속여야 한다는 개똥철학을 이해했다.
신입사원 면접이야 아무것도 모르고 할 말이란 것이 대학생활 밖에 없으니 별 문제 없다. 하지만 나이 들고 경력면접이라는 것을 해보면 자신에 대한 초라함을 느낄 것이다. 나이는 먹었고 해 둔 것은 없다. 면접자들은 왜 나의 인생이 그렇게 궁금할까? 잘 한 것, 못한 것, 얻어 들은 것, 실수한 것. 그런 것들을 복기해내지 못하면 한마디의 말도 할 수가 없다.
울며 소맷귀 부여잡는 낙랑공주의 섬섬옥수를 뿌리치는 대장부의 흉리를 가진 것도 아니고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인생인데. 그런 나에게 저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에 대한 평가는 나의 과거는 아니어야 한다. 그들이 보아야 할 것은 오로지 나의 미래여야 한다. 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온통 나의 과거뿐이다. 소위 말하는 트랙 레코드(실적; track record)다. 현실에서는 너무도 당연하다.
당신 인생에서 무엇을 하셨습니까? 결국 나의 경험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들은 어떠한 기준으로 인생을 평가할까? 도대체 몰랐다.
무슨 기준으로 한 인간의 인생을 평가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경력면접을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을 이 연극은 잘 표현해 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감있고 강한 사람 같지만 속은 형편없이 여린 강만석이 주인공이 되겠다. 처음 일본 사람의 꽁무니를 핥기 싫어 다국적 기업의 영업팀장으로 지원했다. 자신만만했지만 그 파국은 씁쓸함이다. 그는 겨우 부여잡고 있던 자신의 과거를 일순간 흐물어뜨린죄로 부인당한다.
심리치료사로 포장한 인사팀 직원들은 그의 과거를 가지고 장난을 쳤다. 약점을 모두 알고 그를 비웃고 있다. 강만석은 남을 속이기 위해 자신까지 속였지만 하늘아래 비밀은 없었다. 치졸한 사람들. 포기하지 않았으면 그는 다국적 기업의 영업팀장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포기했기 때문에 낙제점을 받았다. 스스로 강한 사람이 아니었던 까닭일까? 자발적 포기일까?

참고 자료

최종면접
2008년 4월 26일, 대학로 pmc 소극장
연출 서충식, 극본 조르디 갈세란, 번역 김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