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 천지간 감상

소개글

윤대녕님의 소설 천지간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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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는 유년 시절 비가 온 다음날 친구들과 함께 조개를 잡으러 가서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비가 온 후의 거센 물살에 휘감겼을 때 삶과 죽음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나는 어렴풋이 흰빛을 보고 의식을 잃지만 나를 구하고 대신 죽은 친구로 인해 살아나게 된다.
어제 낮에 외숙모의 부음을 들은 나는 오늘 아침 서울발 광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문상을 가고 있었다. 광주 종합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노란 바바리코트를 입은 한 여자를 보았는데 스물 대 여섯 살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그녀의 뒤를 쫒게 된다. 나의 목적지와는 무관하게 그녀를 쫒아 도착하게 된 곳은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정도리 구계등. 남도의 한 외진 바닷가 마을이다. 어딘가 범상치 않아 보이는 남자가 운영하는 여관에 묵게 되는데 그 여관 주인 또한 젊은 여자의 얼굴에서 죽음을 읽고 나와 함께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아이를 갖은 채 옛 남자에게서 버림받은 그녀는 그 남자와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구계등에서 죽기 위해 다시 찾아오게 된다. 그러나 나와 횟집 주인의 관심과 노력으로 죽으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나와 관계를 맺음으로서 옛 남자의 기억에서 비로소 벗어나게 되고 아이를 품은 채 새로운 삶을 위해 떠나게 된다.
죽음의 직전에서 느꼈던 흰빛, 여자의 노란색 바바리, 붉은 동백꽃,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파의 흰 옷. 내가 읽은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은 소설의 핵심이 되는 소재 여러 곳에 생생한 색채를 이용해 삶과 죽음의 경계와 그 안의 생명력을 표현해 내고 있다. ‘나’는 어린 시절 강에 빠졌을 때 숨이 넘어가기 직전 보았던 흰 빛을 무의식적으로 죽음의 빛깔로 인식하고 있다. ‘나’가 광주 터미널에서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쫒아간 이유도 그녀에게서 풍겨 나오던 죽음의 그림자와 반대되게 그녀의 노란색 바바리는 살고 싶은 욕망을 어렴풋이 내비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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