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사라진 손바닥

소개글

인문학- 나희덕의 ［사라진 손바닥］시집에 대한 비평문입니다.
한글 버전으로 A4 5장이며, 작품론 위주로 구성되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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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희덕의 『사라진 손바닥』속에 실린 시를 읽고 있으면 마치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한적한 숲길을 유유히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그녀의 시가 아무런 걸림 없이 단숨에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 아니며, 한 번 읽고서는 표면에 드러난 의미만으로도 모든 감상을 마칠 수 있는 아무 고뇌없이 지어진 가볍고, 즐겁기만 한 시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의 시 역시도 다른 시인들의 그것처럼 자신이 마주한 세상에 대한 그녀의 깊은 인식을 담고 있고, 그녀와 내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사고의 틀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집 속에 나타난 그녀의 시는 격정적이거나 격렬히 요동치지 않다. 오히려 참으로 관조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고요하고 잔잔하다. 그녀에게 있어 세상은 자신과 마주서 있는 상대적 관계의 어떤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자신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존재이며, 자신이 유심히 바라보고, 어떤 때는 보듬어 주고 보살펴 주어야 할 대상이다. 그러한 세상에 대한 인식의 알갱이들은 큰 기복 없이 그녀의 잔잔한 감정선을 따라서 시집 속에 유유히 떠다니고 있다. 그것은 어느 순간 단절되거나 멈추어서지 않고 또한 흐느적거리지도 않으면서 시집에 실린 처음 시부터 마지막 시까지를 조용히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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