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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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견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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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가는길.

유난히 장마가 길었던 여름..
대학친구들과 덕수궁 나들이에 나섰다. 고향이 공주여서 왕이 살았다던 옛터나 산성은 많이 봐왔지만 이번처럼 현존하는 고궁을 찾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덕수궁 돌담길.. 조금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인 이곳을 걸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정문인 대한문으로 들어섰다. 조선조에 만들어진 덕수궁은 고난이 많은 궁이라고도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 이유인 즉, 광무8년 큰불이 났었고,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대부분이 철거되어 그 규모 또한 크게 줄었다고 한다. 해방 후에도 국가 발전에 맞추어 담장을 허물고, 궁내를 스케이트장을 만드는 등 놀이공원이 될 뻔 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담장이 다시 복원되고, 궁내부도 많이 정화되어 당시만큼의 위엄은 못하지만 한말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진 곳으로 남아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나무에 시원한 그늘이져 햇볕에 지쳤던 우리의 마음은 한결 나아졌다. 그리고 바로 오른쪽으로 보면 커다란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데 다소 의아했다. 덕수궁에 세종대왕 동상이라니.. 알고보니 이 동상은 세종로에 세워질 예정이었으나, 먼저 만들어진 이순신 동상이 세종로에 먼저 들어서자 덕수궁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세종대왕이 어좌에 앉아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동상을 받치고 있는 돌 삼면에는 다양한 과학기재들이 조각되어 있었다. 원래 자리는 아니었지만 제 2의 자리에서 세종대왕은 그 업적만큼이나 늠름한 모습으로 앉아 계셨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석조전이 자리잡고 있다. 마치 해외에 있는 기분이라 할까? 많이 봐오던 목조건축물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는 조선 궁중건물 중 최초로 유럽풍 양식을 사용하여 세워졌다. 건물의 정면 현관 위쪽에는 오얏꽃 문양이 크게 새겨져 있었는데 이 오얏꽃 문양은 대한제국을 상징한다고 한다. 지금은 궁중유물전시관과 문화재관리국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시원한 분수대와 정자가 있었는데 자연과 한데 어울어짐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복잡한 서울 안에서 휴식처를 찾은 듯 했다. 평화로운 광경에 우린 연신 셔터를 누르고, 이 평화로운 곳에 살았을 고인에게 약간의 부러움 마저 느꼈다. 이곳을 지나 중화문의 돌계단을 오르다가 한뼘씩 넓어져가는 시야에 감탄하고 있노라면 어느덧 조정의 한 가운데 서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고종 황제의 위엄있는 목소리가 울리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면 조정에 정렬한 만조백관들이 고개가 절로 숙여졌을 만큼 숙연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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