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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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속의 인물 바리데기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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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 이야기에는 한(恨) 맺힌 여성들의 등장이 많다. 바리데기는 그 대표주자로 자신을 버린 부모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머나먼 길을 떠나는 희생을 감내하는 속 깊은 인물이다. 이 대표 설화를 현대적인 배경 속에서 현대적인 인물로 재현시킨 황석영의 ‘바리데기’는 바리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 대한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 나라는 북한이다. 10년 전만해도 초중고등학교에서 통일에 관한 글짓기, 포스터 그리기를 강제적으로 시켰기에 통일은 못해도 1년에 한 번씩은 생각을 해봐야 하는 주제였고, 염원해야만 하는 반강제적인 의식을 심어두었다. 시간이 흐르며 이제 더 이상의 강요가 없어지다 보니 통일을 떠나 북한에 대한 생각도 많이 변했었다. 한 핏줄, 내 동포, 이런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젊은 나의 피 속에서 온기를 간직한 채 흘러 다니지 못하고 그저 딱딱하게 굳은 딱지처럼 귀찮고 보기 싫은 말들이 된지 오래였던 것이다.
하지만 북한 국적을 가지고 있으며, 가끔 TV에서 북한 사람들을 보게 되면 들을 수 있는 북한 말투를 사용하는 바리가 주인공인 바리데기를 읽다보니 새삼스레 갑자기 깨달은 것처럼 느껴지는 사실이 있었다. 번역본이 아닌 순수 한글로 써진 소설, 내가 갈 수 없는 북한이라는 나라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소설, 남한이라는 국적을 가진 작가가 쓴 소설, 이 모든 내용을 ‘바리데기’ 한 권이 포괄하고 있다는 사실로 갑자기 북한이 내 나라, 내 조국이었던 아련한 기억을 떠오르게 한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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