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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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끼전에 담겨진 우의를 모두 파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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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끼전은 꿩을 의인화한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대소설이다. 이 작품은 인격화된 동물에 의해 사건이 진행되는 의인소설이자 작품 외적 세계에 대해 강한 우의적 기능을 갖는다는 점에서 우화 소설이다.
장끼와 까투리는 먹을 것이 없어 추운 겨울에 아홉 아들과 열두 딸을 데리고 먹이를 찾아 강자인 매와 사냥꾼에게 쫓기면서 눈 덮인 벌판을 헤맬 수밖에 없는데 이는 조선 후기 유랑민들의 애환을 나타내고 있다. 장끼는 간밤에 꾼 불길한 꿈을 이야기하며 만류하는 까투리를 무시하고 콩을 먹다가 사냥꾼의 올무에 걸려 죽게 되는데 여기서 작가는 까투리에게는 신중하고 논리적인 성격을 부여한 반면 장끼는 기상만 장부답고 과대망상적인 성격을 지닌 모습으로 경망하게 형상화하여 가부장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우월의식과 권위주의의 허구성을 비판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까투리의 말을 듣지 않아 사냥꾼의 올무에 걸려 죽어 가면서 장끼는 ‘상부 잦은 네 가문에 장가 간 게 내 실수다.’라고 하며 자신의 판단 착오로 죽는 게 아니고 까투리의 운명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죽는 순간까지 가부장의 위선적 권위를 지키려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주제넘은 오기와 체면 때문에 죽게 되는 장끼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분수에 맞는 배필을 구해 제 팔자에 맞도록 살아야 한다는 교훈과 아무리 소견이 좁고 어리석은 여자의 말이라도 거기에 충분한 이유와 근거가 있을 때는 존중해야 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장끼는 까투리에게 개가하지 말고 수절하여 정렬부인이 되라고 유언하는데 까투리는 마음에 드는 새 장끼를 보고 음욕이 발동하여 유유상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당당하게 개가한다. 여기서 까투리가 남편을 골라 재혼을 하고, 자신의 본능적 욕구에 따라 수절을 포기하는 행위는 남성 중심의 전근대적 사회 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윤리를 설정하고 여성의 자아를 실현하려는 진보적 의식의 소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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