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복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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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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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신의 철학을 품고 살다 죽는 것 인가?
예전에 한 선생님께서 철학을 배우기에 앞서 너희 자신은 얼마나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냐고 물으신 적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들은 정해진 틀 안에서 나만의 철학 없이 무미건조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자신의 철학, 이상은 무엇인가? 과연 나는 내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강직한 자신의 이상을 가지고 한 생애를 살았던 인물을 얘기하자면 아마 이 책의 주인공 소크라테스가 빠지면 섭섭할 듯하다. 사실 나는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그 유명한 명언들,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들었을 법한 ‘악법도 법이다’ 라든지(일전에 신문에서 악법은 법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신문기사를 본 듯도 하다.) ‘너 자신을 알라’의 주인공이라고 여기던 것이 전부였다. 물론 고등학교 때 인문계 필수과목인 사회탐구 윤리시간에 소크라테스를 만날 수 있었지만 그 소크라테스는 고작해야 고등학교 교사이자 이 책의 저자 안광복씨의 말처럼 ‘최고의 진리는 이성이다’ 이런 식의 어구를 외우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와 비교하는 아주 지루하고 반복적인 암기과목의 한 부분일 뿐 이였다. 이제는 다시는 볼일이 없을 줄만 알았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1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충격으로 내 앞에서 다시 살아났다. 윤리책 한 귀퉁이에서 언제나 펼칠 때마다 같은 표정의 따분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변명』속에서 재판장에서 그 특유의 얇은 옷에 두 손을 펼치고 반론하는 강인한 철학자의 모습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물론 나에게 한정되었을 지라도 말이다.
나는 책을 먼저 손에 쥐면 맨 앞장의 작가의 약력을 굉장히 유심히 읽어보는 편이다. 그래서 작가의 약력이 없는 책은 괜히 보지 않은 적도 있다. 사실 철학을 다루는 책이다 보니 보나마나 이마의 주름은 기본이요 백발이 성성한 노장박사님이시려니 하던 선입견과는 달리 겨우 35살인 철학교사가 쓴 책이라고 하니 나는 정작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아는 바는 손톱만큼도 안되면서 우습게 보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결국 독후에는 안광복씨의 귀에 착착붙는 해석들이 책 읽는 묘미를 주었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지만 말이다. 거기다 책 표지에 대놓고 박혀있는 ‘주니어 클래식’이라는 글자는 그래도 지식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 들어와서 이런 걸 읽어야 하나 하는 아주 심각한 오만감을 갖게 만들었다. 물론 나는 머리말을 읽는 순간부터 나는 아직도 청소년 수준의 읽기가 맞는구나 하는 생각에 창피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책의 서두부터 나는 아마도 ‘무지(無知)의 지(知)’를 경험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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