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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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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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동안 수천가지의 영상이 스쳐 지나감을 느낀다.
등장인물들의 표정 하나하나, 또한 현란한 몸짓과 동작들 하나하나, 내 온몸의 세포를 총 동원하여 살피고 또 살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마치 광대를 연상케 하는 주인공들과 한국적인 음악과 악기들, 그리고 복장과 배경을 살펴보면서 이번에 연출된 “한여름밤의 꿈” 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한국정서에, 또는 지극히 한국적인 것들로 변형시킨 작품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전에 했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으며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의구심 까지 들게 되었다.
과연 저런 복장과 음악과 악기 그리고 한국적인 배경과 몸짓 등 겉으로 보여 지는 요소만으로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문화의 한 부분을 나타낼 수 있을 지는 참으로 의문이었다. 한국적인 부드러움과 절제된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지는 않았으며, 그냥 관객들이게 보여주는 일시적인 “전통의 미” 가 표현되었을 뿐인 것이다. 얼굴의 분장은 서양의 광대 분장 그리고 옷은 조선시대 평민들이 즐겨 입는 옷, 그리고 주인공들의 의상은 중국의 의상을 방불케 하였으며 색 또한 우리나라의 전통의 순백색과는 반대되는 강렬한 단색을 사용하였다. 그러한 단색의 사용이 주인공들의 독립적인 성격을 대변해 주기는 하겠지만, 강렬한 단색보다는 파스텔 톤의 몽롱한 색을 사용 하는 것이 더욱 연극의 내용과 맞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대중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이 연극이 올해 다시 공연 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지극히 한국적인 면으로 승화시켜 만들어졌다고 하였지만 바로 이러한 부분들이 아이러니한 부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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