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 감상문 - 나는 똥파리 너는 똥파리?( 양익준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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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감상문 - 나는 똥파리 너는 똥파리? ( 양익준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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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즐겨듣는 라디오에서 영화기자인 이동진 기자가 영화 똥파리에 대해 소개하고 평을 하는 방송을 들었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본의 아니게 대략의 줄거리와 주제, 작품의 특징이나 감독의 성격, 심지어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속속들이 알게된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를 보기도 전에 이미 알게 된 주제나 작품의 의미보다 각 장면의 분위기나 느낌, 여운 등의 감정적인 것들에 더 관심이 갔다. 어떤 작품을 읽거나 볼 때 서사를 따라가기 급급한 내게 그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폭력적이고 잔인한 용역 깡패인 상훈은 묘한 악연으로 연희를 만난다. 그들의 첫 만남은 싸움으로 시작되지만 나날이 가까워지며 친구가 된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죽인 동생과 그에 대한 혐오를 가진 상훈과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폭력적이고 버릇없는 남동생에세 시달린 연희. 사실 가족에 대한 아물지 않는 상처 때문에 항상 힘들어 하던 그들의 관계는 친구보다 가족의 형태를 띤다. 혼자 살면서도 항상 이복누나의 아들인 조카 형인을 찾아 장난을 치고 먹을 것을 사주는 상훈에게 사실 가족은 일종의 결핍이다. 연희가 이복누나의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맺자 상훈은 자신에게 찾아온 작은 행복을 깨닫는다.

그 계기로 용역 깡패 일을 그만두는 바로 그 날 연희의 동생 영재에게 살해당한다. 등장인물들은 알아채지 못하지만 연희의 어머니의 죽음에 상훈의 조직이 개입되어 있고 연희의 동생 영재는 상훈의 조직에 들어가 폭력으로 돈을 번다. 참으로 절묘한 관계의 고리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느끼는 감정은 ‘불편함’ 이었다. 처음에는 대사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욕설 때문인 줄 알고 내가 1년 넘게 여자 반에서 지내다 보니 내가 정신적으로 많이 약해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욕설은 몸 안의 모든 독기를 혀끝으로 쏘아대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주먹보다 강하다. 욕설은 언어 중에서도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혐오, 경멸 등을 담고 있는 감정의 응집체이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폭력, 욕설, 가정불화, 가난과 같은 우울한 소재가 담고 있는 일련의 어두운 이미지들의 어우러져서 만들 그늘이 내면의 온도를 낮춰 생긴 일종의 오한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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