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천년의 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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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천년의 수인을 보고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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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이해’ 수업의 첫 번째로 채택된 연극인 ‘천년의 수인’은 포스터부터 인상에 강하게 남았다. 한 사람은 철창에 갇혀져 있고, 거울에 비친 듯 똑같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모습. 처음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 줄 알았는데, 앞에 로비에 나와 있는 글을 보고 ‘갇혀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라는 의미를 어렴풋이 느끼고 연극을 보게 되었다. 공연은 늘 마지막 공연이 재미있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또 그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앞에 무대가 어두워지고 처음으로 들려오는 건 가여운 바이올린의 독주였다. 모든 관객들이 바이올린 연주자를 쳐다보며 미묘한 심리적 변화를 겪는 것 같은데, 난 개인적으로 바이올린 연주가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직업이라지만 하루에 2번(2월 22일부터 공연을 시작해서 3월 13일이 공연이 끝이니까 36번 정도) 공연하는 내내 같은 음악을 연주한다는 게 인내심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연주라 그런지 더 연주자의 감정이 이입된 음악을 들으면서 극 전체적으로 암울함을 많이 암시했던 것 같다. 그리고 연이어서 터진 천둥소리와 빗소리는 그런 생각을 더욱 굳건히 하기에 충분했다. 전체적으로는 그런 암울한 분위기, 그리고 극중 인물들의 행동과 소품도 역시 그런 분위기에 동조했다. 눈여겨봤던 옷은 간호사들의 비옷이었다. 비가 와서 그런 건지, 나오는 간호사들 전체가 다들 비옷을 입었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비를 피하기 위한 그러니까 달리 말하자면 세상의 풍파를 겪지만 그것을 피해 다니는 사람들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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