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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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신토닉(Ego Syntonic)이란 특정한 일에 편집증적으로 매달리더라도 스스로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책 속의 ‘미친’ 조선인들은 이러한 상태로 볼 수 있겠다. 不狂不及-미쳐야 미친다. 꽃에 미친 김군이나 장황벽이 있던 방군, 석치 정철조, 천문학자 김영, 독서광 김득신, 허균, 홍대용, 이덕무 등등은 무엇을 위해 그토록 미친 것일까? 갓 쓰고 수염 쓸며 가족의 안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미쳐있는 조선 지식인들을 현대인들은 어떠한 시각으로 봐야할까?
과거는 이제 더 이상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대상이 아닌 ‘고루한 것’ 으로 치부되고 있다. ‘세상이 달라졌는데...’라고 하며 과거에서 현재 문제의 해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우리가 ‘미쳐야 미친다’를 읽고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현대사회는 무한경쟁시대이다. 어딘가에 미쳐야 성공할 수 있다면 그러한 광기는 성공을 위한 수단일 뿐이지 광기와 열정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현대인에게 그냥 좋아서, 재미있어서 어떤 일에 빠져서 가족도 돌보지 않고 출세도 하지 않으려 하고 돈에도 관심이 없는 조선 지식인들은 그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낡은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봐야할 것은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외적인 조건이 아닌 ‘내면’에 있는 것들이다. 미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주변의 시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훌륭한 천문학자가 된 김영의 정신이나 1억 1만 3천 번의 독서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김득신, 도끼로 머리를 깬 서문장의 내면세계는 범접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것이다. 이들의 내면에서 이들의 자세를 배우고 본받아야만 인터넷에 ‘마니아’를 검색하면 많은 마니아들이 쏟아지는 마니아 홍수시대에 진정한 마니아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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