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조의 통치체제와 정치

소개글

명 태조(太祖)는 몽골족 원조(元朝) 통치하에서 분권적인 특성을 나타낼 수밖에 없었던 정치체제를 일소하고 황제에게 모든 권력을 집중한 정치체제를 수립하였다. 황제권의 전제성은 어느 시대에도 나타날 수 있지만 명조의 경우 제도적 장치를 통해 보장해 놓은 것이었다.
그러나 명대사회는 중기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크게 변모해간다. 관료예비군적 지식인의 수적 확대로서 형성된 신사층(紳士層)이 사회지배세력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신사의 사회지배는 중앙에 대한 분권성을 나타내기 쉬웠고, 명 후기로 갈수록 국가통제의 약화와 상공업ㆍ상품경제의 발달과 더불어 더욱 뚜렷한 현상이 되었다.
본고는 명대 중앙집권적 성격의 황제전제권과 그에 대한 신사의 분권적 대응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명대 정치사를 추적하고자 한다.

목차

1. 명조 정치체제의 성립
(1) 태조의 전제권 강화
(2) 영락제(永樂帝)의 전제권 확립

2. 황제권의 양륜(兩輪): 내각(內閣)과 환관(宦官)
(1) 내각제도의 발전
(2) 환관의 정치개입
(3) 장거정(張居正)의 전권정치(專權政治)

3. 전제적 중앙집권화에 대한 신사(紳士)의 대응
(1) 동림운동(東林運動)
(2) 복사운동(復社運動)

본문내용

1. 명조 정치체제의 성립
(1) 태조의 전제권 강화
안휘성(安徽省) 호주(濠州)의 농민출신인 명의 태조 주원장(朱元璋: 1368∼1398)은 유교주의를 표방하면서 강남지주집단과 성공적으로 합작하여 그들의 경제적ㆍ군사적ㆍ이념적 지원에 크게 힘입었다. 따라서 명조 창업의 양대 공신집단은 태조와의 동향(同鄕)집단과 강남지주집단이다. 그러나 왕조 창업까지는 태조와 일치단결했던 이들이 창업과 동시에 내부적인 모순을 나타내어, 태조도 공신집단의 비대함에 대해 앞으로의 명 황실의 안전을 위한 방책을 강구해야 했다.
먼저 중도(中都)건설을 계기로 하여 남부출신관료들의 동향집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태조는 이러한 비판 앞에 동향집단이 요직을 독점하고 있는 지배체제에 대해 변화를 강구해야 했다. 또한 남부출신관료의 수적비대와 그들과 출신지와의 유착관계는 회뢰(賄賂: 뇌물을 주고받음)ㆍ남거(濫擧: 사람을 가리지 아니하고 마구 천거하여 씀)ㆍ경제적 문란을 동반하고 더욱이 그들 세력의 확대재생산을 초래하는 일이었다. 홍무 3년의 회시(會試)면제와 홍무 6년 실시된 천거(薦擧) 등은 남부출신을 억제하고 문사에 약한 북부출신자들을 채용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남북경조제(南北更調制)도 남부출신관료를 그 세력기반으로부터 단절, 유착을 방시하려는 의도였다.
흥무9년 태조는 내정정비에 들어가 ‘공인(空印)의 안(案)’을 일으켜 관료의 대교체를 꾀하였다. 이와 더불어 원제(元制)를 답습하였던 행정기구에 대한 명조 독자적인 개혁이 시작되었다. 그 후 홍무 13년 ‘호유용(胡惟庸)의 옥(獄)’을 통해 대관료와 강남지주와의 유착관계에 연관된 자들을 제거하였다. 이 사건의 며칠 후에는 중서성이 폐지되고 대신 그 밑에 예속되어 있었던 육부(六部)가 승격하여 황제직속으로 되어 중국 역사상 재상제도(宰相制度)가 종식되고 황제는 모든 정무를 직접 총람하는 절대군주가 되었다. 이와 함께 대도독부(大都督府)를 폐지하고 오군도독부(五君都督府)로 분할하여 황제에게 직속시켰다. 여기서 도독부는 군대통활권만을 갖도록 하여 병정(출병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과 병권을 분리시켰다.

참고 자료

강좌중국사 4,『명조의 통치체제와 정치』, 지식산업사, 1989 (2006, 14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