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동아시아 공동체 담론

소개글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말은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개혁개방을 심화시키고 본격적으로 부상하는 시기에 등장한 말이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는 동아시아의 외환위기와 더불어 그 논의가 더욱 활발해 졌다. 또한 비정치적 영역(주로 경제적 영역)에 국한되어 있던 의제들이 새로운 세기에 들어서 정치적 영역에서의 통합의 논의로까지 확대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통합의 담론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에서 어떠한 형태로든지 간에 공동체가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담론들이 무한경쟁 이라는 세계화 추세에 있어서 승리하기 위한, 혹은 급격한 중국의 부상에 따라 역내에서 새로이 생성될 수 있는 질서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맹목적 추구는 아닌지에 대한 의문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적 영역에서의 논의는 역내 경제통합, 자유무역지대 형성, 아시아 공동통화의 필요성과 같은 의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정치적 영역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테러․반WMD, 인간안보, 환경보호협약, 북한 핵문제와 같은 의제들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회․문화적 영역에서는 허물어져가는 국민국가의 장벽을 넘나드는 문화교류에 공동체 형성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각 영역별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성과가 있는 학술적 결과도 나오고 있는데 반해 현실적인 결과는 왜 뒤따르지 않는 것일까? 이와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일까?
이글의 목적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서 먼저 진행되고 있는 담론들의 성격을 살펴보고, 그 후에 각 영역별로 담론을 개관해 볼 것이다. 또한 각 영역별로 공동체 형성을 막고 있는 장애요소를 찾아 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장애요소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볼 것이다.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동아시아 담론의 현실

III. 각 영역별 공동체 담론의 현재, 그리고 장애요소들

1. 제도 주의적 접근
(1) APEC
(2) ASEAN+3, EAS
(3) ARF
(4)다자주의의 한계 및 장애요소

2. 경제적 접근
(1) 기존의 담론
(2) 바람직한 담론의 방향

3. 문화․사회적 접근
(1) 한류(Korean Wave)
(2) 역사왜곡 문제

IV. 바람직한 동아시아 공동체 담론을 위한 아이디어

본문내용

하지만 유럽에서의 경제적 통합의 이면에는 항상 정치적 목적이 자리잡고 있다. 전후 유럽 석탄-철강 공동체(ECSC)는 패전국 독일의 전쟁물자 생산을 막기 위한 안보적 목적에 의해서 탄생하였으며, 90년대 초반 유럽연합(EU)의 탄생도 통일독일의 잠재적 위협을 제거하기위한 유럽 각국의 안보적 목적이 감추어져 있다. 이러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영역에서의 통합이 다른 영역에서의 통합까지 이끌 것이라는 기능주의적 사고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미국의 Hub&Spoke System으로 인한 동아시아에서의 냉전구조의 잔존, 심화되는 경제협력 속에 장애가 되고 있는 중국의 국가주의적 태도, 사회적 자본의 형성으로서의 ‘한류’의 가능성, 동아시아에서 이질성을 강화시키고 민족 정체성을 고착화시키는 역사 왜곡 문제 등등은 어떠한 한 영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정부 차원의 제도주의적 접근으로는 동아시아에서의 냉전구조를 절대 소멸시킬 수 없다. 이는 중심국가인 미국이 역내질서를 창출하는 패권국가이기 때문이다. 또한 민간 경제주체들은 중국의 국가주의적 정책에 어떤 해결책도 마련해 낼 수 없다. ‘한류’ 또한 그 가능성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때문에 한 영역에서의 통합은 다른 영역에서의 통합의 가능성 등을 고려하고 십분 이용함으로써 가능 할 수 있다. 동아시아에 잔존하는 냉전의 구조는 문화적 교류를 통한 사회적 자본의 형성을 통해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정부간 접근으로 민간 경제주체가 느끼는 중국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한 영역에서의 통합이 다른 영역에서의 통합의 방법론을 통해서 더욱 가시화 될 수 있다. 기능주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영역의 통합만을 고집하게 된다면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은 요원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아이디어가 학술적 담론에 반영이 되고 많은 연구가 진행이 된다면, 보다 발전적이고 문제해결적인 담론들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고 동아시아 공동체를 향한 보다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수가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제주발전연구원․동아시아재단 공편, 『동북아 공동체 : 평화와 번영의 담론』, 연세대학교 출판부 제주평화연구시리즈 3, 2006
조한혜정, 『한류와 아시아의 대중문화』, 연세대학교출판부, 2003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06 문화산업백서』, 2006
박번순 외, 『아시아 경제, 공존의 모색』, 삼성경제연구소, 2005
와다 하루키 저․이원덕 역,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 일조각, 2004』
최장집, “동아시아 공동체의 이념적 기초 : 공존과 평화를 위한 공동의 의미지평”, 『아세아 연구』제47권 4호, 2004
민병원, “문화의 국제관계: 네트워크 개념을 통한 이해”, 『국제정치논집』제 46집 1호, 2006
배긍찬, “동아시아 협력과 미국변수: EAS 개최문제를 중심으로”, 외교안보연구원 현지정책연구과제 2006-1
외교안보연구원, 『2008~2013 중기국제정세전망』, 2008
박번순, “APEC 경제협력과 동아시아 지역주의”, 삼성경제연구소, 2005
김상배, “한류의 매력과 동아시아 문화네트워크”, 『세계정치7』제28집 1호, 2007
안승국, “아시아에 있어서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 아시아연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