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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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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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라는 것은 행정학을 전공하는 나에게는 생소한 학문이자 행위였다. 그 동안 건축이라는 이미지는 공학용 계산기를 두드리며 복잡한 설계도를 그리거나, 공사판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벽돌을 나르는 인부들의 모습, 아니면 커다란 크레인이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한 고층 건물에서 아파트를 짓는 것이었다. 평소 몇 번 지나친 공사장에서 어느덧 완성되어버린 건물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커다란 건물을 빨리 지었을까?’ 라는 의문만 들게 했을 뿐 건축이란 나에게 그저 지나치는 것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루 24 시간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건물 안에서 생활하면서, 한번도 건축물이라는 것에 한 발 더 다가가 생각을 해보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런 연장선상에 “교량의 미학”이라는 교양도 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해 보고 싶어서 수강하게 되었다. 이 강의의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건축, 미술처럼 보고 음악처럼 듣다>를 소개해 주셨다. 그러고 보면 제목을 들었을 때부터 건축이라는 다소 딱딱할 지도 모르는 소재를 부드럽게 받아들인 것 같다. 기대감 반 두려움 반으로 첫 장을 펼치기 전까지만 해도 조금은 두꺼운 책을 꾸준히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이 책은 권위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저자가 말했다 시피 독자들에게 건축을 보는 어휘를 친절히 알려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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