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 다큐멘터리 - 워낭소리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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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영화 / 다큐멘터리 - 워낭소리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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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워낭소리’. 개인적으로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워낭소리’는 전역 후 가장 먼저 챙겨 본 영화였다. 필자의 고향인 경남 마산에는 아쉽게도 상영관이 없어서 창원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봐야했었다. 그렇게 동행했던 여자친구의 푸념을 달래가며 타지역까지 이동해서 봐야 했던 영화를. 두 번째 보는 영화였지만 우려했던 지겨움은 없었다. 처음 봤을때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장면들과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고, 장면 하나하나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와 그를 동행하는 할머니가 아득한 계단을 올라 ‘봉화사’라는 절에 힘겹게 당도한다. 소의 죽음 후 마음을 달래려는 듯 절을 하고 이제는 없는 소를 아직 잊지 못하는 할아버지와 그 소가 평생 달고 다녔던 워낭이 바람에 흔들려 그리움의 소리를 내며 영화는 시작된다.
때는 소가 죽기 1년전으로 돌아간다. 눈엔 핏기가 가득하고 침을 질질 흘리며 뿔은 귀옆을 파고 들며 자라있다. 우량함이란 찾아 볼 수 없고 뼈 위에 가죽만 걸쳐 놓은 듯 하다. 다리는 연신 후들거리며 비틀비틀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누가 봐도 소의 연식은 이미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걸 짐작케 하는 생김새였다. 그 소를 뒤에서 부리는 할아버지의 다리도 뼈만 앙상하니 남았고 왼쪽 다리는 제대로 쓰지 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노인과 노우의 힘겨운 한걸음 곁으로 이미 농촌에 상용화가 되어 필수 농기계로 자리 잡은 트랙터와 콤바인이 논, 밭을 누비고 있다.
노인은 우직하다 못해 무식함을 넘어서 소 밖에 모른다. 그리고 누구보다 순수하다. 다 죽어가는 소와 어디하나 성한데 없는 노인은 그렇게 농사를 지어 9남매를 다 키워냈다. 정말 고집적으로 자식농사를 일궈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 남은 건 이제 서서히 꺼져가는 생명뿐이다.
어느 한날 소가 넘어지고 나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설사만 해대니까 수의사를 불렀다. 수의사가 진단한 소의 남은 수명은 1년. 고작 1년이란 기간이 남았다는 말에 노부부는 낭패와 걱정에 휩싸인다.
그래서 내년을 대비에 새로운 소를 사온다. 또 소다. 이제 그만 농사일을 접고 노년기를 편히 보내도 될터인데 할아버지의 일은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고집적 방법 또한 변하지 않는다. 변한 것은 외양간의 주인이다. 이제 늙어서 오늘내일 하는 소는 개집 옆에 묶이게 되고 새로 온 소가 외양간을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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