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의 한시 추야우중, 등윤주자화사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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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의 한시 <추야우중>, <등윤주자화사>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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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최치원의 시를 자의로 한 자씩 찬찬히 읽어가면서 옛글을 읽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깨닫는다. 최치원의 시가 지식인의 고뇌를 담고 있다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설명은 중학교 국어 수업 이후로 꾸준히 내 머릿속에 주입되었고 정작 스스로 그 시를 찾아 읽고 느낄 생각은 하지 못했다. 머리로는 익혔지만 마음으로는 담지 못했던 것이다. 대학생활을 시작한 지 이 년 만에 처음으로, ‘진정한 학문은 머리가 아닌 가슴을 채운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추야우중(秋夜雨中)⟫을 소리 내 읽다 보면 가을 밤 빗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하고, 왠지 조금은 당시 최치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나의 몸은 방 안의 등불 앞에 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몸은 삶의 터전을 떠나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속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반대로 몸은 일상 속에 있지만 마음은 그것을 벗어나 먼 곳으로 향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 무엇도 정답이라 확신할 수 없고 그 어떤 의견도 옳지 않다며 억압할 수 없다. 적은 수의 한자에 담긴 수많은 의미를 추측하고 예상하고 생각하고 느껴본다. 그의 일생에 대해 당시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상세히 잘 알고 있는 것이 시를 감상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의 감정에 동화되어 같은 느낌을 느끼기에는 장애가 되는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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