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예술 감상문

소개글

광대한 영토에서 장구한 역사를 일구어온 중국에서는 각 시대마다 수많은 미술품이 만들어졌으며 회화 역시 오랜 세월 동안 방대한 양의 다양한 작품이 제작되었다. 회화는 어떤 미술작품보다 제작된 시기의 시대적 양상과 사회적 배경, 미의식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당시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드러낸다. 다시 말하자면, 작품이 형성될 당시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 시대의 회화인 것이다.
중국회화 속에서도 각 시대의 회화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양상, 사회적 배경, 미의식을 읽어 낼 수 있다. 그러므로 각 시대에 따라 중국의 회화를 감상해보는 것은 기록된 사료를 통하는 것 외에 그 당시 사회를 살펴볼 수 있는 색다른 통로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을 통해 여기에서는 10편의 중국 미술 작품을 통해 각 작품의 시대적 배경, 표현기법,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목차

Ⅰ. 서 론
Ⅱ. 본 론
1. <채회벽화>
2. 채상도(采桑圖) <뽕잎따기>
3. <역대제왕도(歷代帝王圖)> 염입본
4. <보련도> 염입본
5. <오우도> 한황
6. <사생진금도> 황전
7. <중산출유도> 공개
8. <조춘도> 곽희
9. <홍루몽도영> 개기
10. <여사잠도> 고개지

본문내용

우리가 말하는 “백화”란 종이에 그린 그림이 아니라 비단천에 그린 그림을 말한다. 중국 고대의 의복에서는 형태가 다른 도안들이 매우 많이 나타난다. 이 도안들은 염료를 사용하여 그린 것인데 이 때문에 중국의 회화가 발전한 것이다.
한나라 시대의 무덤 속에서 그림을 그린 옷이 발견되었다. 매달 수 있는 형태의 이 옷에는 백화가 그려져 있다. 윗부분 두 소매는 비교적 넓게 펼쳐 있고 아랫부분은 길게 내려와 있어서 매달아 놓으면 사람의 몸과 비슷하다.
백화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제일 윗부분은 하늘의 세계를 말한다. 오른쪽에는 둥근 태양이 있고 왼쪽에는 달을 그렸다. 고대 중국인들은 태양 속에 황금새가 살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태양 속에 한 마리의 새를 그려 넣었다. 태양의 아래에는 뽕나무들이 태양을 바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고 그 사이에는 8개의 작은 태양들이 그려져 있다. 또한 달 위에 청개구리와 비슷한 두꺼비를 그린 것은 달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그 아래에는 한 여인이 용을 타고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분명 항아(嫦娥 전설에 나오는 선녀로 서왕모의 불사약을 훔쳐 달아나 달에 숨었다는 전설이 있음)일 것이다. 그 아래로는 도깨비 두 마리가 백말를 타고 중간에 있는 방울을 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지상세계와 접해있는 천문(天門)에는 양쪽으로 부채가 세워져 있고 두 사람이 마주앉아 좌담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가운데 부분은 인간세계를 나타낸다. 한 명의 늙은 부인이 지팡이를 잡고 있는데 그녀가 아마 무덤의 주인일 것이다. 앞쪽으로는 두명의 하녀가 쟁반을 받쳐 들고 무릎을 꿇고 있으며 뒤쪽으로는 세명의 시녀가 허리를 구부리고 시중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무덤 주인의 신분이 매우 높을거라 생각한다. 중간 하단에는 옥비녀를 늘어뜨린 바리떼 모양의 종이 있고 종밑으로는 발이 달린 항아리가 놓여있고 거기에는 묘 주인이 생전에 음식을 먹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랫부분은 땅의 세계를 나타낸다. 큰 거인이 두 마리의 용 위에 서서 두손으로 대지를 형상화한 하얗고 평평한 물체를 받치고 있으며 큰 뱀이 좌우로 가로지르고 있는 그림이 있다. 좌우에는 두 마리의 거북이가 지하세계와 인간세계에 걸쳐 그려져 있다. 천상세계는 사자가 죽어서 돌아갈 곳을 형상화한 것이고 인간세상은 사자가 죽기 전에 누렸던 부귀영화를 표현하고 있으며 지하세계는 저승에서의 고난을 표현하고 있다. 그림의 구도를 살펴보면 좌우가 대칭적이고 선들이 힘이 있으며 그림이 정밀하게 그려져 있고 색채가 아름다워 뛰어난 예술조예를 엿볼 수 있다.
한나라의 백화에는 사실과 환상이 하나로 융합되어 있다. 인간세상에서는 현실적인 인간을 볼 뿐이다. 그래서 가운데 부분은 모든 것을 진실하고 사실적인 방법으로 그렸다. 그러나 ‘하늘의 세계’와 ‘땅의 세계’는 모두 인간의 환상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은 천계를 구경하지 못했고 또한 지옥도 보지 못했다. 따라서 화가는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해서 여러 가지 조형을 생동적이고 흥미롭게 창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실적인 그림과 환상적인 그림이 만나서 결코 충돌하지 않고 결합하여 이렇게 훌륭한 걸작을 만들어 낼 수 있구나 감탄이 절로 난다.

참고 자료

장훈 {한권으로 보는 중국미술사 101장면 (반파 채도에서 제백석까지)} 가람기획,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