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비평문

소개글

문비 시간에 썼던 비평문입니다. 도움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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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제 그림자에 놀라던 소심한 어린아이는 어느새 자라 소설가가 되었다. 글을 써서 밥을 벌어먹고 살게 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조간신문을 읽고 자신을 위한 밥상을 차리고 창을 열어 안과 밖의 공기를 바꾸고 철지난 음악을 듣는 삶.
“그림자를 판 사나이”의 한 부분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남자 작가이다. 이 부분 외에도 작품 곳곳에는 작가 김영하의 평소 집필 중 모습인 듯한 조각조각들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설정된 ‘또 한명의’ 남자 작가를 통해 표현되어 있다. ‘아침부터 마음이 어수선하면 하루를 공치는 게 작가의 일이다.’, ‘달력을 봤다. 마감이 코앞이었다. 그리고 어쩐지 미경을 만나면 모든 일이 꼬여버릴 것 같았다.’, ‘에라 모르겠다. 컴퓨터를 껐다. 소설이야 어떻게든 되겠지.’와 같이. 이쯤 되면 독자는 작품의 주인공이 작가 자신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인 ‘나’가 미경의 남편이 제 속에서 타오른 불길로 죽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며 떠올렸던 핑크폴로이드의 앨범, 「Wish You Were Here」은 실제 작가 김영하가 좋아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주인공 남자가 실제 자신의 반영이라는 추측에 신빙성을 더해 주는 듯하다.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보면 날아가는 것들에게도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검은 카펫을 닮은 형체가 지표면에서 넘실거리며 집요하게 따라붙는다. 그림자는 광원과 자신 사이를 가로막은 물체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빛을 가로막으면 그 뒤엔 그림자가 생긴다.
심지어 날아가는 새에게도 그림자가 있고 때문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그림자가 있다. 그림자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작품의 끝부분에서 ‘누군가와 옥닥복닥 부대끼며 지내다보면, 어쩌면 내게도 그림자가 생길지 모른다. 그렇게 멋진 그림자가 생기게 되면……’ 하고 ‘나’는 말한다. 그림자는 ‘안정된 정체성’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와 친구이자 미경의 남편인 정식. 그는 제 스스로의 몸에서 불을 내며 타 죽게 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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