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한체제의 전개와 그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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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중세사 - 호한체제의 전개와 그 구조에 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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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북조시대에는 호족(胡族)들이 대거 이동하여 중국내지에 최초로 국가를 세웠다. 따라서 한인들은 강남으로 이동하기도 했지만, 피지배민족으로 호족의 치하에 남겨진 한인들도 많았다. 당시의 지배족인 호족과 피지배민족인 호족 사이의 호한관계(胡漢關係)는 이 시대 역사의 구성에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호한관계는 대립적인 생활풍습을 가진 유목민과 농경민의 교우이며, 한족과 호족의 대립이라는 측면에서 종족 간의 충돌의 강도는 컸다. 저자는 이 시대의 호한 충돌은 정치·사회·문화의 각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쳤고, 호한 모두를 포괄하는 수당세계제국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했다.
오호·북조·수당사 연구에서 하나의 작업가설로 제시된 것이 호한체제론이다. 호한체제는 호한문제를 기축으로 돌아가는 모든 사회현상을 말한다. 호한체제론은 호한간의 충돌과 반목이 결국에는 융합이라는 단계를 지향한다는 점이 전제된다. 융합의 단계는 수당시대이고, 수당시대에는 세계제국의 성격을 지닌다. 수당세계제국의 성격은 한마디로 이하(夷夏)의 일원화 이다. 이하가 서로 구별·적대하는 진한제국과는 차원이 다른 통일 제국인 것이다. 저자는 집필목적을 `이하일원화라는 호한 양세계의 통합으로 귀결되는 과정을 살피는데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제껏 무시되어 왔던 이 시대의 호족의 역할을 있는 그대로 찾아 내보이려는데 역점을 둔다`라고 했다.
오호십육국 시대는 남흉노의 계통을 이은 한(漢)이 건국되며 시작된다. 한의 건국자는 유연(劉淵)이다. 그는 호한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의 목표를 보다 확실하게 설정하려 했다. 따라서 호한 양종족에게 안정된 대국으로 여겨졌던 한제국과 같은 국호를 선택했으며, 한관제를 채택하여 촉한을 잇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유연은 단순히 새북(塞北)에서 한과 대등한 세력을 유지했던 호한야의 영광이 아닌, 중국내지를 통일하는 위업을 이루겠다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 점은 호한 양민족의 관심을 한 가지 목표에 확실하게 집중시킬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고, 이후 호족제왕들이 추구한 방향이기도 하다.
새로 탄생한 흉노국가인 한에는 흉노의 세계와 한의 세계가 양립할 수 밖에 없다. 이점은 호한분치정책을 통해 분명히 나타난다. 호한분치정책은 흉노계열의 국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호십육국의 거의 공통된 통치형태로 볼 수 있다. 호한분치정책은 당시 사회가 호한 양계통의 종족이 융합되지 않고 병립하고 있었던 것을 반영한다. 호한분치체제는 한족 세계의 통치를 한족에게 모두 맡긴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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