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 박민규

소개글

박민규의 소설 핑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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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인간은 누구나 다수인척 하면서 살아간다"
그렇다. 우리 모두 - 심지어 소수이길 좋아하는 나같은 부류마저도 - 스스로가 다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살고 있다. 돈이 조금 적어도,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해도, 적어도 그 외의 항목들은 나도- 다수가 아닌가, 하고 말이다.
책의 두 `소수`자들, 못과 모아이는 탁구를 통해 자신들은 소외가 아닌 배제당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 주체는 (같은 반) 마흔한 명이 아니라 "배제당하지 않으려고 다수인척" 살아가는(이 아니라 `살아지는`) 육십억 인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귓속에서 맴도는 "애애 애애애애애"는, 개개인의 폭력은 "9볼트 정도"의 전류일 뿐이지만, 그 폭력이 모여 한 개인을 죽음에 내몰기도 한다는 쓰라림을 목격한다.
그렇게 세상이 <깜박>한 존재 둘은, 인류의 생존(혹은 잔존)을 결정짓는 탁구 대결을 펼친다. <깜박>당한 존재들이기에, 당연히 상대는 <결코 깜박할 수 없는> 존재일거라 예상했건만, 이건 또 뭔가: 새와 쥐다



그런데 잠깐, <여기, 저기, 그리고 거기>의 남자는 정말 세계를 <깜박>해버린걸까? 못과 모아이는 진정 매트릭스의 니오처럼 인류를 `언인스톨!`할 수 있었을까. /난 왕따 당하는게 아니라 내가 세상을 왕따시키는 거야/라는 문장이 자꾸만 떠오르는건 왜일까.. 그들은 모두, 자신의 삶(소설)에서만 주인공이었을 뿐, 육십억 인구과 탁구계와 안드로메다가 다수인척 살아가는 이 세계에선 완벽하게 <깜박>당한 인물들이 아닐까.
깜박했건 깜박 당했건, 어쨌거나 누군가는 배제되었고, 어쨌거나 결말은 해피하지 못하다. 그래서일까, 핑퐁핑퐁핑퐁핑퐁핑-퐁,핑-퐁,핑-퐁,핑.퐁-핑.퐁-핑.퐁- 그리고 강 스매시!를 작가에게 날려주고싶다, 당신의 작품 속에서만은 나같은 루저도 깔깔대고 싶다고.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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