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화전쟁 - 이슬람과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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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화전쟁 - 이슬람과 공화국 에 대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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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나라, 예술의 나라로 아름답기만 할 것 같은 프랑스. 이것이 내가 생각하던 프랑스의 전부였다. 항상 밝은 부분만 기억하였고, 어릴 적 누구나 다 프랑스(특히 파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좋은 면 뒤에는 항상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 이 책은 1989년 히잡 사건이 대두된 이후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공화국과 이슬람 사이의 문화전쟁을 통해 문화적 충돌이 빚어내는 갈등과 이에 대한 해결책 모색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히잡 사건을 통한 이슬람에 대한 혐오감은 ‘모든 시민이 기원, 인종, 종교에 관계없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프랑스 대혁명 정신의 이면에 숨은 프랑스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정교 분리 원칙이라는 명분하에 이슬람 공동체의 출현을 경계하는 우려감이 숨어 있는 것이다.
결국 히잡 사건은 정체성을 고수하고자 하는 이슬람 이민자 집단과 정교 분리 원칙을 내세워 이들을 프랑스인으로 동화시키려는 프랑스 공화국 간에 벌어진 ‘문화전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저자는 히잡 착용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제국주의자들은 식민지 알제리 여성을 불평등사회에서 해방해야 한다며 히잡 착용을 금지했다. 이것은 단지 명분이었지, 결국 알제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왜곡하고 말살하려는 것이었다. 또한 여론조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경제적 이해관계보다는 정서적인 거부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슬람 소녀들이 그 사회의 차별에도 불구하고 히잡을 착용하는 것은 인종 차별에 대한 저항과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던 것이다.
결국, 히잡 사건은 부글부글 지면 밑에서 타오르던 마그마가 한순간 폭발하는 것처럼, 북아프리카민들의 이주로 서서히 타오르던 인종 차별의 문제가 표면 밖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프랑스는 히잡 금지법을 통해 1789년 대혁명 때 확립한 정교 분리의 세속문화를 고수할 수 있게 됐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금지법에 대한 프랑스의 가장 공식적인 주장은 정교 분리된 공화국으로의 동화를 위한 정부의 통합 정책의 발현이다. 원래 공화국 프랑스는 권력을 독점했던 성직자와 황제를 민중의 손으로 밀어내고 피와 땀, 긴 시간을 들여 이룩해낸 영광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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