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여성의 자기 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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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여성의 자기 비하
- 최승자 「일찌기 나는」
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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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화두는 사랑,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80년대 최승자의 사랑이다. ―이 시는 1981년도에 창작된 시이며, 최승자는 1980년대 대표적인 여성시인으로 손꼽힌다. ―그녀가 말하는 사랑은 로맨틱하다거나 봄날과 같이 따뜻한 사랑으로 형상화되지 않는다. 유산되거나 사산되는 사랑이야기, 죽음의 사랑이야기, 생명까지 이어가지는 못하는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다. 이 시에 몰두하다 보면 우리는 버림받은 여인에게서 비장미를 느낄 수 있다. 시적화자는 일찍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자기부정성에서부터 시작한다. 자기부정성에서 비롯한 무력한 자아에 대한 비하성 발언이 곰팡이, 오줌 자국, 시체라는 시어 등으로 표현된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은 영원한 루머라고 단정 지어 버리는 그녀의 삶은 폐허 그 자체일 뿐이다. 시적화자는 정신적으로 고아의식을 품고 사는 존재이며, 존재론적 고독감까지 느끼는 여성이다. 본인은 뿌리 없는 한 존재로만 인식할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일찌기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아무데서나 하염없이 죽어갈



흥분하던 시적화자는 잠시 격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그대와의 추억을 회상하게 된다. ‘너당신그대, 행복’...... 왜 시인은 문자의 배열을 저런 방식으로 했을까? 이것은 ‘너당신그대’라는 존재 자체는 행복이라는 결론이다. 그러나 그 다음 행은 쉼표로 너와 당신과 그대가 나누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쉼표는 사유의 기표인데 너, 당신, 그대, 그리고 사랑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결국 이 사유의 과정을 통해 시적화자가 느끼게 되는 것은 사랑에 대한 회의감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라고 말하며 자신의 존재론적 의미를 한낱 루머로 전이시킴으로써 자신의 형상으로부터 인간적인 모습을 과감하게 지워버린다. 스스로를 무효화하고, 무자비할 정도로 자신를 비하하는 그리고 나를 버린 남성에 대한 혐오의 감정 혹은 자기부정성으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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