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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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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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가 당시 사화에 휩쓸려 제주로 유배를 가게 되고 그 곳에서 9년을 살게 되면서 겪는 인고의 시간을 엿볼 수 있었다. 벼슬의 자리에 있을 때는 강직하고 흐트러짐이 없었던 그였지만, 유배생활을 하면서 심신이 허약해지자 입던 옷을 갈아입기 귀찮아 그냥 입고 지내는 그를 보면서 `어쩔 수 없는 인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생활이 그럴 뿐, 어김없이 흐트러지지 않는 그의 인품을 보며 그를 나타내는 추사체가 어쩌다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냥 물을 찍어 바르던 때와는 달리 오랜만에 정성들인 세수였다. 놋그릇 세숫대야에 달이 떠 흔들리다가 천 조각 만 조각으로 부서졌다. 방으로 들어와서는 옷을 갈아입고 망건, 탕건도 갖추어 썼다. 먹을 갈고 종이를 꺼내 펼쳐 놓았다. 마음을 가다듬기 위하여 심호흡도 했다. 화선지 복판에 밑동이 부실한 노송 두 그루를 그리고, 한 녘으로 또 두 그루의 젊은 잣나무를 쳤다. 노송 아래에 야트막한 한 채의 와가, 그림은 되도록 해맑은 우선의 인상처럼 그리려고 애썼다. 그림이 완성되자 전예체로 `세한도`, `우선시상 완당`이라고 머리에 썼다. 그의 손이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세한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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