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샤인`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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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샤인을 보고난 후의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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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진정한 신동은 음악과 수학, 체스에서만 나온다고 한다. 이 셋은 드러나는 형식만 좀 다를 뿐 사실 같은 것이다. 필요한 것은 재능과 직관, 없어도 되는 것은 상식과 경험.
데이빗 헬프갓은 우리가 별난 신동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올리는 어떤 전형성을 대표하고 있는 듯 하다. 자기 놀이터에서는 번개처럼 번뜩이면서도 바깥으로 나가면 영 서툴기 그지없다. 그의 뇌와 육체의 기능은 모두 피아노로 몰려 있다. 내가 느끼기에 그는 예술가도 아니었다. 데이빗 헬프갓은 피아노 치는 기계이다.
그를 이런 괴물로 만든 사람은 바로 그의 아버지 피터 헬프갓이다. 아버지의 반대로 음악가가 되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인 그는 웬만큼 재능이 있어 보이는 아들을 진짜 음악가로 만들려고 한다. 그에게 음악은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올림픽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있다. 자칫 잘못하면 피아니스트가 먹혀버릴 수도 있는 바로 그런 지독한 곡이다. 피터 헬프갓에게 음악 교육이란 예술가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라흐 3번이라는 종점에 최단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주자를 키우기 위한 것이다.
당연히 데이빗은 정신없이 달려간다. 그는 자신을 돌아다 볼 겨를도 없고 자신이 무엇을 노래하고 있는 지 확인할 여유도 없다. 그 결과 그는 점점 골이 비어가고 손가락만 신나게 돌아간다. 물론 그의 머리 어느 곳에서는 그의 음악을 뮤직 박스의 땡글거림 이상으로 만드는 무언가가 있지만, 그런 데에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을까? 라흐 3번이 저 앞에 놓여 있는데. 만약 피터 헬프갓이 좀 더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면 이 영화는 데이빗이 어떤 콩쿨에서 라흐 3번을 신나게 띵똥거리는 것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피터 헬프갓은 그렇게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는 가족이 깨진다는 황당한 이유로 데이빗의 유학을 막는다. 할 수 있는 짓이라곤 건반 때리기 밖에 없는 아이에게 이것은 폭력이다. 건반을 더 잘 때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유학가는 길밖에 없는데 말이다. 이 엄청난 폭력의 결과 그는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반항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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