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도시 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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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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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 견문록의 저자 마르코 폴로의 나라 이탈리아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800여 년 전 그가 동방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중국 원정 길을 떠났던 것처럼, 나 또한 평소 동경해 왔던 이탈리아의 이모 조모를 직접 눈으로 손으로 느껴보고자 홀연히 이탈리아 원정 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 번 여행의 테마는 르네상스를 찬란하게 꽃피웠던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5개 도시 탐방이다. 전세계 명품 패션 브랜드의 메카이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 클럽 AC 밀란의 홈 구장 ‘산 시로(San Siro)’ 가 있는 밀라노를 시작으로 마르코 폴로의 고향이자 물의 도시 베네치아, 로미오와 줄리엣이 살아 있을 것만 같은 사랑의 도시 베로나, 감옥에 끌려가면서도 ‘지구는 돈다.’ 라며 우직한 과학자의 모습을 잃지 안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진념이 살아있는 피사, 그리고 마지막 장면이 특히 인상 싶었던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두 주인공 아오이와 쥰세이가 30세 때 사랑을 이루기 위해 오르자고 약속했던 두오모의



어느 영화 평론가는 ‘냉정과 열정 사이’ 에 등장한 밀라노와 피렌체를 비교하면서, 밀라노를 냉정으로 피렌체를 열정으로 묘사했다. 영화의 두 주인공 쥰세이는 밀라노에서 아오이는 피렌체에서 서로를 잊었다고 생각하며 생활하다가 결국, 냉정이 아닌 열정의 길을 선택해 피렌체에서 재회하게 된다. 하지만, 재회 전 까지 밀라노와 피렌체는 그들에게 냉정의 도시였다. 그런 그들에게 불꽃 같은 열정을 불러일으킨 것은 내가 직접 경험한 이들 도시들의 화려하고 유려한 풍광들이었다. 그들 또한 그것을 보며 서로를 그리워했을 것이다. 그래서, 난 그 평론가와 달리 밀라노 또한 피렌체와 같은 열정의 도시로 묘사하고 싶다. 쥰세이의 열정을 되찾게 해 준 밀라노는 피렌체 이상으로 어떤 냉동 인간이라도 활활 타오르는 열정의 화신으로 변화시켜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분명, 밀라노는 열정이 넘치는 도시였다. AC 밀란의 붉은색 유니폼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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