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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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묻는 이집트의 왕, 파라오에게 한 유대인 촌부는 이렇게 대답한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일백삼십 년으로 우리 조상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
이스라엘이라고도 하는 야곱의 이야기다.
그는 자기의 쌍동 형을 향한 아버지의 신뢰와 편애로부터 완전히 소외당한 채 성장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것은 오늘날의 부모 교육에서도 자주 오류의 본으로 등장한다. 이렇게 출생 시점에서부터 이미 억울한 패배자로 출발한 야곱의 일생은 예견 되는대로 파란만장하여서 위의 장면에 이르기까지 처가의 행패를 온 몸으로 당하기도하고 아내를 장사 지내기도하고 둘러싸인 이민족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하고 서모를 범한 아들과 얼굴을 맞대고 살 수 밖에 없었던 굴욕의 세월도 살았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일상이란 그저 해와 달이 한 조가 되어 굴리는 굴렁쇠를 따라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사건들의 연속일 뿐인데 어찌 그리 목숨마다 구구절절 사연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감히 야곱의 연수나 사연에 견줄 바는 못 되나 뒤돌아보아 그 때, 그 때였다고 확실히 짚어 말할 수 있는 굵직한 사건들은 내게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친정 어머니와의 관계였다.
결혼 초년에 어머니가 친정으로의 합가를 제안하시자 남편은 선뜻 동의 해 주었다. 각시가 과년하도록 머물렀던 둥지에의 정리(情理)를 차마 정리(整理)하지 못하고 뭉그적대는 것을 눈치 챈 것이다. 그러나 조상들의 가르침에 굶어 죽을 처지만 아니면 하지 말라한 것이 바로 처가살이가 아니던가. 나는 다소 걱정스러우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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