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련 단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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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 夢



K.공항

“우리 혜영이, 아빠가 검사 안 한다고 공부 게을리 하면 안되는 거 알지? 아빠 보고싶어도 꾹 참고- 알지?”

그 근처 중학교로 이미 배정을 받았지만 한사코 딸을 어학연수를 보내겠다는 남자는 울먹울먹하는 딸과 마지막 입맞춤을 하고, 손을 흔들어 줌으로 기약 없는 이별을 했다.

터벅터벅.

지난 해, 퇴직을 당했지만 딸에게만은 그 처량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영어에 소질이 있고 흥미가 있는 딸을 위해, 딸 몰래 퇴직금을 연수비에 몽땅 쏟아 부었다. - 엄마라도 같이 딸려보내면 좋으련만. 왜 그리 혜영이 엄마는 먼저 가버린 걸까, 하늘이 뭐 그리 좋다고. 휴,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딸이 성년이 될 때까지 쓸 수 있는 돈도 있겠다. 아무것도 해 줄 필요가 없겠다. 엄마의 유언도 이루어졌겠다. -남자는 곧 M오피스텔로 향했다.

똑똑.
“좀 늦으셨네요”
편안한 옷차림의 여고생으로 보이는 소녀가 냉장고 문을 막 닫으며 차가운 입김이 나올 것처럼 내뱉는다.

“한창 얘기중이었어요”

남자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인터넷으로 아이 쇼핑을 즐기던 여자의 의자가 돌려졌다. 보살 같은 그녀의 모습은 말 그대로 보살 같았다. 그렇지만 입은 옷차림은 비너스 같았다.
실크 잠옷 차림의 그녀, 한눈에 봤는데 비너스 - 이건 너무 과장일까- 여신 같았다. 굵은 웨이브의 긴 갈색 머리에 살짝 가려진 가냘픈 어깨가 유난히 희었다. 흰 어깨를 따라간 손목에는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날카로운 금속으로 그어진 듯한 세 줄의 선이 선명히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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