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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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는 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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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는 날은 제목 그대로 갑순이가 시집가기까지의 여정을 낭만희극의 단골 요소인 결혼, 엇갈린 남녀 간의 사랑, 신분위장, 신분 갈등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적당하게 버무려서 유쾌한 희극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연극이다.

이 연극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면 돈으로 양반자리를 사는 것이 가능한 조선말로 여겨진다. 기존의 사회적 체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반이 평민보다 못한 처지가 되고, 평민이라 할지라도 돈이 있으면 양반으로 신분상승이 가능해진 사회적 혼란 속에서 진사자리를 사서 양반 행세를 하는 맹 진사가 이 연극 모든 갈등의 중심에 있다.

맹 진사는 저잣거리에서 성공해 진사자리를 돈으로 샀던 그 바닥에서는 입지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기에 돈으로 산 양반자리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겉으로는 사람들이 그를 대접해주지만 뒤로는 그를 비웃고 양반으로의 권위를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것이 그를 더 높은 사회적 자위에 욕심을 부리게 만들고 이러한 맹 진사의 욕심이 구체적으로 표면화된 것이 그의 딸 갑순이와 김판서 댁 아들과의 혼인추진이다.

조상대대로 명문 양반가문인 김판서 댁과의 혼인은 맹 진사가 양반이 되어서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자격지심을 덮어줌과 동시에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김판서 댁과 동등한 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갑순이의 혼인추진과 더불어 맹 진사의 사회적 신분상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잘 보여주고 있는 또 다른 행위는 바로 족보의 조작이다. 애초에 출생 자체가 천한 맹 진사가 족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김판서댁과의 혼인추진과 더불어 족보의 조작을 통해서 그는 또 한 번 신분적 열등감을 극복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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