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문] <그녀에게> (talk to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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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 영화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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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알려져 있는 대로 역시나 무용, 음악등의 장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내가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두 가지는 영화도입부의 무용과 베니그노가 보고온 짧은 시간의 무성영화였다. 특히 두 남자 주인공이 같이 앉아 있던 공연장에서의 무용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두 여성 무용수가 하얗고 얇은 슬립하나만 걸친 채 눈을 감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몸을 움직이는데, 검정 옷을 입은 한 남자가 그녀들이 장애물에 걸리기라도 할까 분주하게 그녀들이 가는 길목의 검은 의자들을 치운다. 매우 미묘한 광경이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나서 생각해 보니 이 두 여인이 알리샤와 리디아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눈을 감았기에 앞을 볼 수 없고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상태가 그들과 비슷해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움직임이, 마치 영혼의 그것 같았다는 것도 그 이유일 수도 있겠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도 마찬가지다. 남자의 모습이 그녀들의 길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그가 지극정성으로 알리샤를 돌보는 베니그노의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베니그노가 알리샤에게 적극적인 사랑표현을(강간죄로 구치소에 감금되긴 했지만 나는 강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무성영화도 참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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