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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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을 2번보는 동안 이 영화가 보여준 전투 장면, 특히 평화로운 공간이 삽시간에 지옥으로 바뀌는 진주만 공습 장면은 영화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할 만큼 과히 대단하다. 벌떼같이 날아드는 일본 폭격기들이 진주만항에 정박해 있던 수십척의 군함을 폭파시키고 진주만항 일대를 초토화시키는 이 장면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이다. 위대한 영웅과 숭고한 희생，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내고 있는 이 영화는 정치적 색채를 최대한 배제하고 극단적 상황에 몰린 인간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주만’이 주로 보여 주고자 한 것은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거센 파도처럼 요동치는 인간의 운명이었던 것이다. ‘진주만’의 카메라는 루스벨트 대통령, 영웅적인 파일럿, 여군 간호사, 대전함의 흑인 식당병 등 다양한 인물을 쫓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삼각관계 멜로와 전투장면이 서로 단단히 결합되지 못하면서 어설픈 스토리가 진행된다. 감독이 진주만 공습장면 재연에만 힘을 쏟은 탓에 레이프와 대니, 에블린이 엮어내는 사랑의 삼각관계가 영화 전체의 긴장감을 늦추는 부분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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