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1. 머리말
1945년 8월 15일부터 1948년 8월 15일까지의 해방정국 3년의 기간은 참으로 격동의 시기였다. 한국 역사의 어떤 순간에도 경험해보지 못한 놀라운 정치적 변화와 소용돌이가 한반도에 휘몰아쳤고, 오랫동안 억눌렸던 온갖 민족의 욕구들이 한꺼번에 분출되었다.
우리는 해마다 8월 15일을 해방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데, 8ㆍ15는 두 개의 시점을 포함한다. 1945년의 그날은 일제에서 해방된 날이고, 1948년의 그날은 미군정에서 해방된 날(이승만 정권의 탄생일)이다. 이에 대해 8ㆍ15를 해방의 날로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8ㆍ15를 해방의 날이 아닌 분단의 날로 보는 관점도 있다. 어느 관점에 속해있든 간에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했던 광복 전후의 상황은 비중 있게 다루어지나 ‘광복 자체’에는 소홀한 우리 역사다. 본고에서는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광복 직후의 정세와 더불어 조선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광복 당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목차
1. 머리말
2. “참으로 거짓말같이 그날은 오고 말았다.”
(1) 광복에 대한 조선인의 반응
(2) 광복에 대한 일본인의 반응
(3) 광복에 대한 재일조선인 및 재조선일본인의 반응
3. 광복 직후의 국내 “정치폭발”: 건준ㆍ인공ㆍ지역 인민위원회
4. “광복은 16일 하루뿐이었다.”
(1) 분단의 조짐; 미국과 소련의 진주
(2) 정치세력의 각축전
5. 맺음말
본문내용
2. “참으로 거짓말같이 그날은 오고 말았다.” (시인 홍윤숙)
(1) 광복에 대한 조선인의 반응
1945년 8월 15일, 한민족은 해방을 맞았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지(1910. 8) 실로 34년 11개월만의 일이었다. 해방은 일본인들에게는 ‘청천벽력’이었지만 한민족에게는 ‘자유의 종소리’였다. 거리는 한민족을 상징하는 흰옷의 물결로 메워졌고, 물결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졌다. 사람들의 얼굴은 기쁨에 들떠 있었고, 발걸음에는 활력이 넘쳐흘렀다.
그러나 모든 이들에게 해방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손님”이었다. 해방 직전 일제의 탄압과 핍박은 극에 이르렀기에 더욱 놀라웠다. 일제의 몰락을 감지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극소수였고, 그들마저도 그것이 현실로 나타난 것에 놀라움을 감추기 어려웠다. 일반 국민의 눈에는 해방이 너무도 느닷없이 찾아온 것처럼 보였다. 함석헌은 “해방은 도둑같이 뜻밖에 왔다”고 하였으며, 시인 홍윤숙은 “참으로 거짓말같이 그날은 오고 말았다.”고 하였다. 한국 공산주의운동의 지도자 박헌영조차도 “아닌 밤중에 찰시루떡 받는 격으로 해방을 맞이하였소.”라고 했을 정도다.
해방이라는 기적과 같은 소식은 1945년 8월 15일 라디오를 통해 전해졌다. 일왕 히로히토의 떨리는 목소리는 세계는 물론, 경성중앙방송국의 중계를 통해 4분 10초간 국내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종전의 조칙“이라고 한다. 히로히토는 “항복”이라는 말을 쓰진 않았지만 “짐은 제국 정부로 하여금 미ㆍ영ㆍ소ㆍ중 4국에 대하여 그 공동선언을 수락할 뜻을 통고케 하였다.”는 말이 곧 항복 선언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항복이 알려진 그 즉시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간 것은 아니었다. 말 한마디에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시절을 내내 살아온 이들이 그렇게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조용만 조용만(趙容萬, 1909. 3. 10 ~ 1995. 2. 6)은 한국의 소설가, 번역문학가이며 영문학자이다. 아호는 아능(雅能). 대학 졸업 후 조선총독부의 기관지로 극렬 친일언론에 해당한《매일신보》의 기자로 장기간 일했기 때문에 친일파로 분류된다.
은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사람들이 큰길로 뛰쳐나오고 독립만세를 부르고 좋아라고 법석일 줄 알았는데, 그냥 그전대로 무표정하기만 했다. …… 일본 경찰이 아직도 버티고 있었으므로 이것이 겁났을는지도 몰랐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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