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의 「겨울밤」

소개글

이병주의 「겨울밤」을
비극적인 한국 현대사에 관한 ‘나(소설가)’의 글쓰기
라는 소제목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역사는 지나간 과거에 속하지만 한 사람의 행위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행위와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역사가 다시 쓰여질 수 있다 하더라도, 이미 벌어진 사건들을 되돌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역사를 쓰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겨울밤」(1974)은 “나”라는 소설가 이병주의 회상을 담아내고 있는 단편이다. 그 회상이 비극적이라 할 수 있는 한국 현대사를 훑고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눈여겨 볼 작품이다.
「겨울밤」에서 눈에 띠는 점은 “나”인 이병주가 그의 작품 『알렉산드리아』를 텍스트 안으로 불러와 노정필(盧正弼)에게 건네는 순간이다. 노정필이란 어떠한 인물로 “나”에 의해 서술되었던가. 그는 감옥에서 이십 년의 형기 동안 제왕학(帝王學)을 익혔으며 “지옥을 보아 버린 눈”과 “절대적인 운명의 벽 앞에 다물어버린 입”을 닮아 있는 사람이다. 또한 “육신은 살아 있으면서 사자(死者)와 다를 바 없는 사람”, 결정적으로 그는 사상가로 묘사되었다. 이러한 노정필에게 “내”가 『알렉산드리아』를 건넴으로써 그에게 나타나게 될 반응은, 이후에 의외로 파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록이 문학으로서 가능하자면 시심(詩心) 또는 시정(詩情)이 기록의 밑바닥에 지하수처럼 스며 있어야 한다”는 “나”의 문학론에 노정필은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노정필이란 독자를 통해 “나”의 문학론을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 자료

남경태, 『개념어 사전』, 들녘, 2006.
이재선, 『현대 한국소설사』1945-1990, 민음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