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 후에 걸어온 길

소개글

대학입학(공대)-군대-제대 후 지금까지 걸어오며 배우고 느낀 점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대학교 입학 이후에 나는 철저하게 무너졌다. 더 이상 흥미를 끌지 않는 공부를 할 이유를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을 무렵에, 나는 ‘카트라이더’라는 게임을 만났다. 1년 반동안 무려 900여 시간을 이 게임에 쏟아부었다. 24시간을 꼬박 한다고 쳐도 한달이 넘는 시간이다. 한 번 게임을 시작하면 끝을 맺지 못하였다. 밤이 되고, 새벽이 지나가고 해가 떠도 자리에서 일어날 줄을 몰랐다.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나고 졸음이 쏟아졌다. 게임도 졸면서 계속했다. 그렇게 자쳐서 잠이들면 끼니를 거르기 일수였고 저녁에 겨우 눈을 뜨면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게 내 일상이었다. 카트라이더가 지겨우면 스타크래프트를 했다. 그 때 생긴 다크써클은 3년여가 지난 지금에도 사라질 줄을 모르고 있다. 제대로 된 생활이 될 리 만무했다.

이렇게 내 생활을 망가뜨린 카트라이더는, 역설적으로 나에게 공부 이외의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태어나서 이것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 보았던 일이 없었다. 사람이 이정도 시간을 투자하면 무언가에는 최고봉에 오를 수 있다고 믿어왔건만, 나는 900여 시간 플레이했고 또 많은 시간을 얼마나 더 주행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며 다른사람의 플레이를 연구했지만, 그 최고봉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다. 이렇게 오랜시간을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내 앞을 달리는 유저가 있는 것을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을 망가지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이 두 가지는 훗날의 내 인생을 살아가는 주춧돌같은 생각이 되었다.

1. 나는 이렇게 보잘 것 없는,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로구나.
2. 아.. 아무리 높은 곳에 올라가도, 그 위를 달리는 사람이 있구나.

난 분명 누가 보아도 폐인생활을 하고 있음이 분명한 떨거지였는데, 나를 잘 알고 있지 못하는 이들은, 혹은 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마저 단순히 연세대학교에 들어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게임을 하면서도 술자리를 즐겨했던 나는, 주변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그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듯 했다. 다들 자신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나만큼 아웃풋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연세대학교의 껍데기를 가진 보잘 것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우러러 보았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