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의 시 봄, 송충이, 버스 정거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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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의 위 세가지 시의 시평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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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푸른 대지에 울긋불긋한 물결이 밀려오는 가을의 한 자락, 나는 시골의 할머니 댁에 다녀왔다. 할머니가 계신 곳은 대구에서 한 시간정도의 거리에 있는 경상북도 청도군이다. 이 곳은 소싸움 외에 씨 없는 감으로도 유명한 고장이다. 그래서 늘 이맘때가 되면, 우리 집에는 탐스럽게 익은 감들이 식탁을 점령한다.
할머니 댁에 들렀던 이틀 전, 나는 빨갛게 잘 익은 홍시를 하나 집었다. 감의 꼭지를 따고 반으로 가른 후, 달콤함이 느껴지는 붉은 속살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런데 달콤함을 음미하는 것도 잠시, 내 입 안에는 떫음 그 자체가 공간을 메웠다. 나는 빨갛게 잘 익은 감은 무조건 달고 맛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어쩌면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없어져야 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것을 우리는 ‘편견’이라고 말한다. 시인 오규원은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시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그의 시 중에서『가끔은 주목받는 生이고 싶다』에 수록된 <봄>, <송충이>, <버스 정거장에서>가 그런 시인의 생각을 보여주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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