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이들

목차

없음

본문내용

현재의 세계사 교과서는 과연 진정한 ‘세계사 교과서’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과거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사는 완성된 적이 없고 결코 완성될 리 없는, 수많은 이데올로기로 점철될 가능성을 지닌 학문이었다. 또한 많은 정권들이 자신들을 정당화하고 사람들을 추종시키는 데 악용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마저 지닌다. 그러므로 세계사 교과서는 세계 각국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진정한 세계사 교과서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특히 학교 교과서가 한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나 이념을 명시적이고 공식적으로 전달해주는 주요한 학습 매체이자 학생들의 지식ㆍ신념ㆍ태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했을 때 더욱 그러하다. 개정되지 않은 현재의 교과서로 수업 받는 순간순간 동양의 정체성은 서구 중심주의를 가장 잘 표현하는 오리엔탈리즘으로 표상되어 재생산되는 것이다. 현재의 세계사 교과서는 서양 특히 ‘그리스의 전통문명을 계승한 선진적인 유럽’과 기타의 아이들로 구성된 한 편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블랙 아테나’를 기점으로 서구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은 기쁜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동양과 제 3세계의 각국 학자들의 의견이 하나하나 반영되어 진정한 세계사 교과서가 편찬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참고 자료

주재홍, 『우리 안의 만들어진 동양(세계사 교과서 속의 오리엔탈리즘)』, 아카넷,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