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영화 `파니핑크`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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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영화 `파니핑크`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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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시련과 좌절을 경험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죽음까지도 생각하거나 상상 속에 그려보기도 한다. 실제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경우 공허함, 죄책감, 허무함 등의 감정 속에 허덕이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깎아내린다. 즉,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영화 도입부에 나타난 파니 핑크의 모습처럼 말이다.
파니핑크는 예쁘장한 외모를 지닌 29살의 젊은 여성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검고 큰 모자,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외투 그리고 해골 모양의 장신구들을 착용하고 있다. 서양에서 옛날부터 검은색을 죽음, 소멸, 파괴 등과 연결시켜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니 핑크의 패션은 그녀의 성격 그 자체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녀는 정기적으로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모임’ 에 나가 관을 만들고, 직접 관에 누워 죽음을 연습하는 사람이다. 삶에 대한 절실한 의욕도 사랑을 쟁취하고자 하는 용기도 없는 그녀에게 삶이란 그저 시간의 흐름에 불과할 뿐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게이 점성술사 오르페오에게 파니 핑크는 이렇게 말한다.
‘내 삶이 레코드 판처럼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한 줄 한 줄씩...
나 자신이 그걸 느껴요... 레코드 바늘은 어디쯤 있을까요?
끝 부분? 중간 쯤? 아니면 이미 끝난 건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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