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그대로 (영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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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그대로 (영화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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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상은의 곡 ‘언젠가는’을 듣다보면 지나간 것들에 대한 모순적인 감정을 잘 드러낸 곡이라는 느낌이 들곤 한다. 눈물 같은 시간의 강 위에 떠내려가는 추억들을 헤어진 모습 그대로 만나고자 하는 것. 즉, 물 같고 시간 같은 운명 때문에 헤어져야만 하고 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지막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일 것이다.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영원하다면 순간의 가치는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현실은 모든 존재가 유한하며 시간은 덧없이 계속 흐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나간 것들에 집착하며 영향을 받는다.
노자는 ‘노자 34장’에서 큰 도는 넓어서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갈 수 있다고 했다. 즉 도(道)는 물(水)과 같아서 시간이 흘러도 가변적이며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절대적인 수용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흐름이 바뀌어 새로 난 길로 방향을 바꿀 때에는 이전의 것을 모두 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것에는 유통기한이 있으므로 이전의 것을 잊지 못한다는 것은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노자는 지나간 것에 대한 망각을 요구한다. 지나간 것들에 대한 기억과 집착이 앞으로의 삶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도(道), 즉 물(水)은 진짜 모습이 없이 곧 다른 것으로 사라질 모습이다. 곧 다른 것으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순간순간은 덧없음의 연속이다. ‘노자 5장’에서도 자연은 냉정하기 때문에 때가 되면 모든 것을 거둬간다고 말을 한다. 노자가 볼 때 영원한 것은 물(水) 그 자체이며 순간의 모습은 다양한 페르소나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반대급부가 발생하며 그것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지나간 것에 대한 집착인 것이다. 정리하자면, 자연은 냉정하기 때문에 때가 되면 당시의 모습을 거둬가고 여기에서 순간의 덧없음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그러나 그 순간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시간에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면 순간의 영원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즉 덧없음에 대한 반대급부로 영원함의 추구가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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