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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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누 감사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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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단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은 시간은 재미있는 장편소설 못지않았다. 처음부터 부딪힌 모르는 한자와 뜻.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세 번을 읽어야 겨우 뜻을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였다. 고등학교 시절 대입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고등학생이 읽어야할 필수 소설’에 섞여 깊게는 아니더라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옥련이의 이름을 부르며 미친 사람처럼 풀 속을 헤집고 다녔던 묘사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그게 전부이다. 그 외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지금보다 더 망막했던 한자 단어와 표현들이 책을 읽게 한 것이 아니라 글을 읽게 한 것 같다.
혈의 누란 제목을 읽고, 영화 ‘혈의 누’의 원작은 아닌가? 쓸데없는 호기심을 자극해봤다. 그랬다면 벌써 영화 홍보를 위해 알려졌을 테지만. 웃긴 호기심을 뒤로 하고, 내가 살고 있는 현재와 소설의 배경인 1900년대 초의 차는 미국으로 건거가기 위해 배를 타는 옥련이와 구완서 일행이 한달이 걸린다고 하니 꽤 놀랍게 느껴졌다. ‘과연 시대는 많이 변했구나.’라는 짤막한 감탄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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