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자화상 감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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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자화상 감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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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자화상: 나르키소스의 신화를 읽는 듯 합니다. 윤동주는 우물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나르키소스는 멋진 외모에 반해 우물에 계속 발을 들이지만 윤동주는 행동에 대한 반성을 보입니다. 2연의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는 매우 긍정적이 표현으로 보입니다. 작가가 39년 작품이라고 했을 때, 의아한 표현이지만 당시 시대 상황이 아닌 이상적인 풍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3연에서 사나이는 우물을 통해 본 자신이 매우 밉습니다. 이는 `만세전`에서 염상섭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만세전의 주인공은 결국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일본행을 향합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매우 비겁하고, 이기적인 도피였다고 할 수 있으나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윤동주도 풍만한 가을 같은 우물 속에 비쳐보면 연약하고 힘없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 자체가 가여워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발길을 돌려 다시 돌아와 또 한번 우물 속을 봅니다. 자신의 이상에 아직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자신은 가엽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성적으로는 식민지국가의 시인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이 안타깝기 때문에 더 그립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연의 ‘추억처럼’이란 단어를 써 독립의 의지를 되살리는 근본적인 자신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정주의 자화상: 1연은 작가 서정주의 어린 시절에 대해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은 종의 아들이며 늙은 할머니, 만삭인 어머니 옆에 손톱에 때가 낀 자신-갑오년(갑오개혁이 일어났던 시기라고 가정할 수 있다)에 외할아버지의 행적을 표현해 그 피를 이어받은 서정주를 그려내고 있다.
스물세 해 동안 서정주는 바람이 키웠다고 했다. 바람은 봄의 따스한 바람도 있겠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볼 땐 절대 따듯한 바람이 아닌 춥고 살이 떨리는 바람으로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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