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전태일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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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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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대단하다. 대단하고 대단하다. 빛을 밝히는 불꽃이 되어 하늘 높이 흩날린 그의 숭고한 정신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고난과 역경 속에 살아가고 있던 노동자들을 위해 제 한 몸까지 바쳤던 청년노동자 전태일. 그의 정신이 깃든 이 책은 정말 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해 이때까지 내가 ‘지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청년노동자 전태일의 모습은 한낱 겉모습조차 되지 않았음을 뿌리 깊게 인식하게 되었다. 오늘에서야 진정 전태일이라는 인물이 어떤 이였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느꼈다. 느꼈다고 밖에는 표현할 말이 없다. 팔뚝에 소름이 돋고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로 흥분됨을 느꼈다. 글을 읽는 동안 내내 활자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박혀드는 것 같았다. 고달프고 힘든 삶을 살아왔던 그가 마지막에서조차 힘겨움에 몸부림쳤을 그 장면이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서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분신자살. 정말 화가 나는 말이다. 그전까지 분신자살 전태일이라는 말이 얼마나 그의 숭고한 희생을 가려왔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다. 자살. 이 얼마나 그의 희생을 욕되게 하는 말인가. 그의 죽음이 진정 자살인가? 자신의 몸을 불사를 수밖에 없었던 그의 숨 막히는 투쟁이 진정 자살이라는 말밖에는 표현될 수 없단 말인가? 몇 달을 고심하고 결심했던 그의 마지막 외침이 겨우 분신자살이라는 한낱 타이틀밖에는 되지 않는가?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목이 터져라 외쳤던 그의 비통에 찬 울부짖음을 겨우 자살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게 진정한 도리인가 말이다. 그의 죽음은 부(富)한 자들에게 외치는 전언이자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애달픈 외침이다. 어느 누가 그의 죽음을 욕할 수 있으랴. 자신의 삶까지 포기하며 타인을 위해 몸을 내던진 희생이 어떻게 범부의 자살과 같은 선상에 오를 수 있냐 말인가. 정말로 부끄럽고 애통하다. 나조차 그 이전까지 그의 죽음을 노동 시위를 하는 동중 생긴 우발적인 분신자살이라고 밖에는 모르고 있었던 주제에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제대로 된 속사정을 알지도 못하고 그의 죽음을 가볍게 입으로 오르내렸다는 사실이 정말 부끄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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