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강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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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담론인 자본주의, 그 구성 원리인 ‘존재론’에 대해서 신영복 교수는 개별적 존재를 세계의 기본단위로 인식하고 부단히 자기를 강화해가는 운동, 즉 자기증식운동이라고 표현했다. 이 구절을 읽고 지금까지의 나, 주변의 사람들, 더 나아가 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지금도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끊임없이 자기증식운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를 읽고 먼저 떠오른 건 막스 베버가 자본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던 청교도적 윤리가 우리에게 좁게 봐서는 자본적 의미로 크게 봐서는 인생 전체에 걸쳐 녹아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쉬지 않고 거대 축적 자본에 일조하기 위해 뛰고 있다고 말이다.
이에 반해 동양에서는 자연을 최고의 질서로 숭상한다. ‘자연이란 본디부터 있는 것이며 어떠한 지시나 구속을 받지 않는 스스로 그러한 것’ 그리고 이 중심에 있는 것이 ‘관계론’이라고 한다. 개별적 정체성에 주목하지 않고 관계성을 존재의 본질로 규정하여 세계 모든 존재는 관계망으로 존재한다고 말이다. 서양과 동양의 논리가 유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사상의 설명을 읽고 그 차이를 아무렇지 않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나를 보고서는 신영복 교수가 말하는 전근대적 오리엔탈리즘에서 예외가 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새삼 부끄러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기원전 7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에 이르는 춘추전국시대의 사상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사회변혁기의 사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왕실을 정점으로 하는 고대의 종법 질서가 무너지면서 시작된 춘추전국시대는 부국강병이라는 국가적 목표 아래 군사력, 경제력, 사회조직에 이르기까지 국력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경주하는 무한 경쟁 시대입니다. 처음으로 고대국가가 건설되는 시대였기 때문에 사회에 대한 최초의 그리고 최대한의 담론이 쏟아져 나왔던 시대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오늘과 다르지 않습니다.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과 이러한 열망을 사회화하기 위한 거대담론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의 상황이라는 인식이 고전 강독에 전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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