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 A+] 페미니즘 소설 `자각` 읽고 주인공에게 쓴 편지

소개글

소설`자각`과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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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순실에게
동무 편지는 잘 받았나이다. 동무 소식을 간간히 들어온 터 넌지시 동무의 이러이러함을 알고는 있었으나 동무와의 편지는 뜸해지고 동무 역시 자초지종을 아니 답하니 나는 그저 동무가 걱정스럽기만 하였나이다. 허나 동무의 속 깊은 편지를 받아보고서는 처음은 울화통이 치밀고 이 눈을 의심하리다마는, 내 속이 아무렴 동무 속만이 할 까. 이내 동무가 힘겹게 견뎌오며 꿋꿋하고 다부진 그 모습이 눈에 선하여 한 편으로는 대견하다가도 핏덩이를 그리두고 문간너머서라도 보고 싶을 동무를 생각하니 애잔하여 눈물이 맺혔나이다.
그 문드러질 놈도 알집을 두 개 찼다고 계집질은 어디서 배웠다하더이까. 한번 배운 도둑질 밤새는 줄 모른다 함이외다. 동무의 큰 결심으로 그리 헤어진 것은 잘하셨소.
동무는 공부를 시작하셨다하지요. 오는 봄에 졸업을 한다지요. 어지러운 마음 다 잡는 데 바삐 배우고 행하여 변화를 가지심이 나는 동무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함이외다.
오랜 문화전통의 제약으로 매몰되어온 우리네 여성 의식을 깨우쳐 한 인간으로서 실존적 삶을 이룩하게 하는 것은 나와 동무와 같은 여성 지성인들의 소망이기도 하겠나이다.
배우지 못하고 깨치지 못하여 불화의 씨앗인 축첩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다른 동무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안타까울 따름이나이다. 성의 권익과 남녀의 평등한 생활, 여성의식의 변화 없이는 항상 그대로의 삶을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행복한 삶과 인생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나이다.
나폴레옹 시대에 파리의 전 인심을 움직이게 하던 슬라루 부인과 같이 미묘한 이해력, 요설한 웅변을 지닌 사회적 인물, 불란서를 구해낸 잔 다르크의 백전불굴의 용기와 희생, 달필의 논문가, 명쾌한 경제서의 저자인 영국 여권론자의 용장 휫드 부인과 같은 이론에 박식하고 의지에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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