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소통과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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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장자의 사유를 노자와 묶어 ‘노장사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장자와 노자를 함께 묶어서 이해할 수 있을까? 사실 노자와 장자를 묶어서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장자의 사상을 왜곡해서 이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렇다면 노자와 장자가 갈라지는 지점은 어디일까? 강신주는 노자와 장자의 사상이 다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첫째, 두 텍스트의 문체적 차이점을 들 수 있다. 노자는 시라는 운문의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독자는 지식인층, 즉 지배계급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장자는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못나고 가진 것 없는 지위가 낮은 사람들을 독자로 상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둘째, 정치적 이념의 측면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노자의 도(道)는 ‘민중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복종하도록 만드는 일관된 통치의 방법 혹은 원리’를 의미한다. 반면 장자의 도는 인간 정신의 최고 경지라고 설명한다. 즉 자신의 마음을 비운 상태가 도라는 것이다. 셋째, 사유 이미지에서의 차이를 들 수 있다. 들뢰즈는 사유의 이미지를 둘로 나누었는데 수목형 이미지와 리좀적 이미지가 그것이다.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는 노자의 사유는 전형적인 수목형 이미지이다. 반면 장자의 사유는 리좀적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길은 걸어 다녀서 이루어진다(道行之而成)”는 장자의 말에는 원리보다 행동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있다. 마지막으로 노자의 사유가 유아론에 기초해 있다면 장자는 타자와의 소통의 문제를 자기 철학의 핵심으로 사유하고 있다. 강신주,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그린비, 2007, 277~284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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