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리넬리`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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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리넬리’ 감상문
자신의 곡을 노래 부르게 하기위해 동생을 거세시켰던 형과 그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상처와 영광을 동시에 얻게 되었던 동생간의 이야기를 감동적인 음악과 함께 풀어낸 영화이다.
이 영화에선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먼저 리카르도. 자신의 음악적 욕심을 위해 친동생을 거세시키고, 동생이 거세가 되었다는 핑계를 들어 동생의 여자까지도 공유한 형이다. 친동생을 끔찍이 사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동생을 이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보인다. 결국엔 자신의 죽음으로 동생에게 용서를 빌고자 자신의 손목을 긋는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리카르도를 보면서 자신의 능력 부족을 채우기 위해 능력자에게 기생하고 이용하는, 그런 사람들을 떠올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나의 시선은 다르다. 동생 못지않게 리카르도 역시 음악을 사랑하고, 그렇기 때문에 동생을 거세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 된다. 너무 뻔한 결과론적인 얘기이긴 하지만, 리카르도에 의해 거세를 당함으로서 동생은 음악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로 인한 고통과 상처,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내기 위해 동생이 느꼈던 고통과 고뇌를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리카르도를 한낱 욕망에 이끌린 파렴치한 인간으로 치부하기엔 그의 동생에 대한 사랑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다음으로 주인공인 카를로. 어린 시절 형에 의해 거세를 당함으로서 카스트라토가 되어 끝내 음악적인 성공을 거두는 비운의 주인공. 자신이 거세를 당함으로서, 천상의 목소리와 관중들의 엄청난 갈채, 환호, 영광을 얻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로 인해 인간적으로, 혹은 남성적으로 느끼는 고통과 고뇌 또한 적지 않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의 순수한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항상 형과 같이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로부터 느끼는 환멸과 고통은 그 누구도 쉽게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카를로는 여기서 쓰러지지 않고 자신이 가진 천상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에게 욕하고 모욕을 주던 사람들에게 감동이란 감정으로 복수를 한다. 자신을 거세시킨 사람이 형이라는 사실에 고통을 느끼면서 형에게서 떠나지만 결국엔 형의 진심어린 용서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여인을 공유하면서 형을 용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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