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 <무진기행>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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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무진기행>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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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 수 없는 곳으로부터의 치욕
-김승옥 <무진기행>을 읽고-

안개가 명물인 무진으로 가는 버스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버스가 도착한 그 곳 부터는 외롭게 미쳐가는 곳, 술집 여자가 자살을 하는 곳, 배반과 무책임이 있는 곳이다. 주인공은 이러한 무진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인숙이에게 쓴 편지를 두 번 읽어보고 세 번째에 찢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사실은 무책임을 긍정한 것이겠으나 결국 책임을 좇은 결과이다.
나는 이 남자가 무진을 떠나면서 느낀 부끄러움에 조소를 머금는다. 하지만 한편으로 나 역시 그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여행이란 그런 것일까. 떠나고 싶은 마음에 훌쩍 떠나서 실컷 누리다 오는 것이 여행이라지만 역시나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을 생각하면 여행도 참 슬픈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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