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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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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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정말로 오랜만에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갔던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접해 보지 못했던 새롭고 특이한 느낌의 책이었다.
제목은 왠지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여, 단 하나의 기대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과제를 위해 읽기 시작 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빨리 결말이 알고 싶고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신비스런 책이었다.
수업시간에 종종 배운 내용이나, 내가 선택해서 읽고 있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가끔 언급되어 더 관심이 갔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책에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파출부였다면 이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또 내가 루트였다면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혹 나는 박사가 답답하다고 하여 일을 그만뒀을지도 모르겠고, 아이의 입장에서 하루가 지나면 나를 잊어버리는 박사가 무심하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인공들은 당연하게 그것들은 인내했고, 견뎌냈고, 박사와의 소중한 시간들을 만들어 갔다.

모든 것이 숫자에 맞춰져 있는 삶. 신기하면서도 오묘하면서도 호기심이 갔다.
80분밖에 자신의 기억을 유지하지 못하면서도 온갖 수학적 지식은 머릿속에 가득 차 있고,
숫자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에는 한치의 망설임이나 두려움도 없다.
대부분의 문과생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삶이다. 나의 삶도 잠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난 무엇을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고 살아왔을까? 무엇을 얘기하면 내 정신이 한 곳으로 모여질 수 있을까? 정말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도 떠오르는 것은 딱히 없었다.
박사는 비록 기억을 지속할 수 없지만, 자신이 확신하는 분야가 있고, 자신이 자랑스럽게 뽐낼 수 있는 분야가 있고, 자신의 삶을 바칠 분야가 있다는 점에서 나의 삶보다 더 멋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특이했다. 솔직히 내 눈에는 이 숫자나 저 숫자나 다 비슷한 숫자일 뿐이고 조금씩 다른 수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별로 특별한 의미 따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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