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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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를 읽고 책에 대한 느낌과 서평을 간략하게 정리 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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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헤세의 ‘싯다르타’를 읽고
처음 이 책을 접하였을 때, 나는 ‘헤르만 헤세가 석가모니를 사랑하는 불교신자였나? 그래서 그의 생애를 담은 소설을 쓴 것인가?’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했었다. 또한 ‘헤세가 <싯다르타>라는 성자, 즉 석가모니의 생애를 어떻게 상상하였으며, 어떻게 표현해냈을까?’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나는 그것들에 초점을 맞추어 책장을 넘겨보았고, 책 3분의 1이 지나갈 때까지, 아니 소설의 마지막이 가까워 질 때까지 그 어리석고 둔한 생각은 계속되었다. 바로 책 속의 ‘싯다르타’가 세존 ‘고타마’라는 존재를 만나고, 다시 그를 떠나 전혀 다른 길을 걸어도 책 속의 ‘싯다르타’가 석가모니(부처님)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언젠가는 내가 아는 부처님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말이다. 물론 헤세의 ‘싯다르타’ 생애는 내가 알아왔던 ‘싯다르타(부처님)’의 생애와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헤세가 또 다른 ‘싯다르타’를 만들어서 내 뒤통수를 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나의 배경지식이 너무나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는 사실에 새삼스레 좌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세존 ‘고타마’가 ‘싯다르타 고타마’이며, 그 이름은 석가모니가 출가하기 전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왜 조금 더 일찍 눈치 채지 못했을 까. 분명 알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할 수 없이 나는 앞에 내용을 다시 한번 곱씹어볼 수밖에 없었다.
헤세의 소설 속에 나오는 ‘싯다르타’는 어떻게 보면 세상을 모르고 자만심이 강한 자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는 세상, 흔히 말하는 속세보다 더 궁극적이고 정신적이며, 성스러운 일을 해오고 그것을 추구해왔는지도 모른다. 그는 속세의 인간을 어린 아이같이 순수한 자들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러한 세속적인 세상을 살아가고 많은 생각과 사건을 몸과 마음으로 겪으며 살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 그러한 성스러운 존재들이 오히려 그가 말하는 어린 아이같이 순수한 자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들은 궁극적이고, 정신적인 일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지 않던가. 그러나 그들이 추구하는 그런 순수하고 고차원적인 가치들이 더욱 힘들고 고된 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을까. 그 생각은 얼마 가지 않아 다른 결과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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