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 최초 등록일
- 2011.06.04
- 최종 저작일
-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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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이 소설의 배경은 16세기 말, 오스만의 전통회화인 세밀화가 절정을 이루다가 베네치아 풍의 서양화풍이 조금씩 밀려들어오면서 서서히 절정기를 내려가는 시기의 이야기이다. 소설에서는 신의 시각에서만 그려지고, 개인의 개성이 화가의 결함이 되는 세밀화와, 그림의 원근법과 화가의 스타일과 서명이 중시되는 서양화풍이 대립한다. 우리가 당연시 여겼던 원근법이나, 그림자가 소설 속 인물들에게는 죄악이자, 신을 거스르는 행위가 된다. 소설 안에서 이것은 큰 갈등이 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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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소설의 배경은 16세기 말, 오스만의 전통회화인 세밀화가 절정을 이루다가 베네치아 풍의 서양화풍이 조금씩 밀려들어오면서 서서히 절정기를 내려가는 시기의 이야기이다. 소설에서는 신의 시각에서만 그려지고, 개인의 개성이 화가의 결함이 되는 세밀화와, 그림의 원근법과 화가의 스타일과 서명이 중시되는 서양화풍이 대립한다. 우리가 당연시 여겼던 원근법이나, 그림자가 소설 속 인물들에게는 죄악이자, 신을 거스르는 행위가 된다. 소설 안에서 이것은 큰 갈등이 된다.
"우리 술탄이 원하고 기대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가 무신론적이고 신성 모독적이며, 술탄을 비꼬고 이교도 화가들을 모방하는 책을 준비한다고들 합니다. /중략/ 또한 우리가 이 세상을 원근법적으로 바라보고, 사원이 뒤쪽에 있다는 핑계로 더러운 개나 말파리를 사원과 같은 크기로 그려서 종교를 모독하고 사원의 신자들을 비웃고 있다고들 떠들어댑니다. 저는 밤마다 이런 말들이 떠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신을 거역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
처음에 나는 16세기에 살았던 소설 속 인물들의 생각이 답답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이야기는 단순히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느냐, 이전 것을 고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에도 혼재되어 있는 여러 가지 가치문제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와 진보, 절대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공동체와 나 자신 등, 대립되는 갖가지 가치의 문제를 어떻게 따지고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 가를, 이 책에서는 예술가들의 고뇌와 갈등으로 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밀려오는 서양풍에 의해 파손되고 변질되고 없어져 가는, 지극히 동양적인 정신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목소리와 함께 그 문제성을 인식시키고 있었다. 그림에 열정, 그 이상의 혼을 쏟아 붓던 그들이 맞이했을 혼란과 배신감 그리고 그들의 장인정신은 그들의 그림만큼이나 치열하고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또한, 이들의 이러한 애착은 무엇이든 대충대충 해버리고 모든 것을 쉽게 생각하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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